인공위성 많은 中, 왜 정찰풍선을 날렸을까…'美 반응 보려는 것'

中 활동 위성만 500기 육박
"정찰풍선, 전술적 가치 크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이 격추된 사건을 두고 양국간 외교적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미 수백기의 인공위성을 운용 중인 중국이 정찰풍선을 띄운 이유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외교적 담판을 앞두고 중국이 자국의 정찰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의 반응을 엿보기 위해 일부러 정찰풍선을 띄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 영공에서 발견, 미군 F-22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정찰풍선은 전술적 가치가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이 이미 상용 중인 인공위성 숫자가 500기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미군에게 쉽게 발견될 정찰풍선을 띄우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 국방부가 집계한 지난해 기준 중국의 상용 인공위성은 497기로 세계에서 미국(1425기) 다음으로 숫자가 많다. 또한 대부분 인공위성들이 2000년대 이후 쏘아올려 냉전시기부터 쏘아올려진 미국 위성 대비 최신 촬영 기술이 도입된 위성들이 많다는 평가다. 정찰풍선이 위성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저고도 정밀 촬영이 가능하다해도 전술적으로 큰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미국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 라자나트남 국제대학원(RSIS)의 중국 전문가인 벤자민 호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의 기반시설이나 그들이 얻고자 하는 정보를 염탐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정찰풍선은 미국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무장 정찰풍선을 통해 미국을 과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자국의 정찰 역량을 과시해 미국의 반응을 확인하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한편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해당 정찰위성이 민간 관측용으로 바람을 잘못타고 미국 영공을 실수로 침범했다는 해명을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풍선에 고도의 통신장비가 있었고 프로펠러를 통해 방향을 여러 번 바꿨다"며 "해당 풍선은 표류한 것이 절대 아니며 중국의 의도대로 미국 영공을 침범한 것" 이라고 보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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