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란기자
[아시아경제 김준란 기자] 세계 27개국 근로자들이 재택근무 덕분에 하루 1시간 넘게 여유시간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유시간의 절반가량을 다시 업무에 투입하고 여가나 자녀 돌봄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재택근무로 절약한 시간은 27개국 평균보다 길었다. 하지만 돌봄에 할당하는 비율은 최하위였다.
31일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재택근무 시의 시간 절약'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27개국에서 재택근무로 출퇴근을 하지 않아 남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72분을 절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로 사무실 자리가 비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절약한 시간을 주업·부업 등 업무에 할당하는 비율이 40%(약 29분)로 가장 많았다. 독서나 운동 등 여가에 사용하는 비율은 34%(24분), 육아를 포함한 돌봄에는 11%(8분)가 쓰였다.
결국 출퇴근을 하지 않아 생기는 여유시간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일을 더 하는데 쓰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재택근무로 절약하는 시간의 상당 부분이 고용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재택에 따른 여유시간을 업무에 쓰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와 대만, 말레이시아였다. 세 국가 모두 53%를 일하는 데 할애했다. 이어 인도 47%, 중국·러시아 46%, 이집트·프랑스 44%, 호주 43%, 미국 42%, 캐나다 41% 순이었다.
한국의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로 하루 평균 86분을 절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중국 102분, 일본 100분, 인도 99분, 싱가포르 94분에 이어 여유시간이 다섯 번째로 길었다. 여유시간이 짧은 국가는 세르비아 51분, 폴란드 54분, 미국 55분, 그리스 58분, 스웨덴 60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재택근무로 생긴 여유시간 중 업무에 할당하는 비율이 40%로 조사대상국 평균과 같았다. 여가에는 평균 34%보다 높은 39%를 사용했다. 하지만 돌봄에는 여유시간의 6%만 할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 27개국 가운데 싱가포르(6%)와 함께 최하위에 해당한다.
한편 재택근무로 절약하는 시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완전히 종식되면 절반 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김준란 기자 loveways12@naver.com<ⓒ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