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슈+]'중동의 스위스' UAE, 숙적 이란과 경제협력하는 이유

사우디와 함께 예멘반군과 대치
UAE 인구 5%가 이란국적 주민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국지적 분쟁이 잦은 중동 지역에서도 지역 맹주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벌이고 있는 UAE의 외교정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UAE는 이란과 페르시아만 일대 도서지역을 놓고 50년 넘게 해상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고, 예멘 후티반군과의 전쟁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으면서도 경제적 교류의 끈은 놓지 않고 있습니다. 종파와 민족분쟁이 심한 중동이지만 예전부터 UAE 지역이 수니파와 시아파간 교량 역할을 했던 경계지역이었고, 현재도 이러한 균형외교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UAE-이란, 표면적으론 대립하나 교역은 지속

2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UAE와 이란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대립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UAE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아랍연맹의 일원이자 이슬람 수니파 국가로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는 여러 부분에서 대립하고 있는데요. 특히 사우디가 2014년 이후 이란의 배후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과 전쟁을 벌이면서 UAE도 사우디군을 도우면서 이란과도 반목상태가 더 심화됐습니다.

사우디와 별개로 UAE와 이란 사이의 직접적인 대립문제도 있는데, 바로 해상 영유권 분쟁이 있습니다. 지난 1971년 영국이 오랜기간 식민통치하던 걸프만에서 철수하면서 아부다비, 두바이 등 7개 자치왕국이 연합국가체제인 UAE를 결성했습니다. 이때 당시 이란의 팔레비 왕조는 걸프 해역에 있는 3개의 섬의 역사적 연고성을 주장하며 강제로 점령했는데, 이에 UAE가 반발하면서 발생한 영유권 분쟁이 지금까지 5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제분야에서는 양자간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UAE는 이란을 아예 적국으로 여기는 사우디와 달리 이란과 협력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6년만에 대사급 외교관을 이란에 다시 파견하며 국교 정상화를 위해 관계개선에 나서기도 했죠. 2015년 이란 핵협상(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이 타결됐을 당시에도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이를 비난했지만 UAE는 내부적으로 환영한 바 있습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인구 5%가 이란국적 주민…중요한 인력

UAE가 사우디와 달리 이란과 완전히 협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란과 매우 인접한 지역으로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예전부터 섞여 살았던 역사가 있고, 이란과의 인적, 물적교류가 UAE에서 비중이 꽤 크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요.

CNN에 따르면 대부분 인구가 적은 다른 중동국가들과 달리 이란은 8900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으며, 상당한 인력이 중동 전역에서 근로자로 파견돼있습니다. UAE에도 48만명의 이란국적자가 살고 있으며, 전체 UAE 인구의 약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전체 외국인 국적자 중 5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UAE 전체 인구는 약 950만명 정도로 알려져있지만, 이중 실제 국민은 100만명 남짓이고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돼있습니다. 특히 고급인력이 많은 이란 노동자들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죠. 종교와 영토, 외교 대립에도 양자간 경제 협력이 지속되는데는 UAE의 경제적 구조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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