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월 갤럭시 S23 공개를 앞둔 가운데 전작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애플의 아이폰15 가격 전략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일 폰아레나 등 해외 IT 전문 매체에 따르면, 갤럭시S23는 갤럭시S22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799달러, 갤럭시 S22+ 999달러, 갤럭시S22 울트라 1199달러에 판매했다. 국내 출고가는 갤럭시S22(256GB) 99만9900원, 갤럭시S22+(256GB) 119만9000원, 갤럭시S22 울트라(512GB) 155만1000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1을 출시하며 출고가를 최대 24만8600원 파격 인하한 뒤 S22까지 2년째 가격을 유지했다. 이번에도 가격을 유지하면 3년 연속 동결이다.
당초 IT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탭 제품의 가격을 최대 22만원 기습 인상했다. 갤럭시 탭 S8 울트라 5G(512GB)는 기존 190만8500원에서 212만8500원으로, 갤럭시 탭 S8 5G(256GB)는 117만9200원에서 132만8800원으로 올렸다. 삼성전자가 제품 출시 뒤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인상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IT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고환율 등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모바일 AP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0% 올랐다고 밝혔다. 여기에 갤럭시S23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100% 적용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한층 높아진다. 이전 S시리즈에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교차 적용했다. 카메라 모듈 가격도 약 10% 상승했다.
가격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나, 애플이 아이폰14 출시 당시 미국 가격을 동결하면서 쉽게 가격을 조정하기 어려워졌다. 신작 가격을 올리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1위인 아이폰에 대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지난해 경기 악화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쪼그라든 가운데, 갤럭시S22 판매도 부진했다. 갤럭시 S22는 목표치였던 3000만대를 넘기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갤럭시 S23는 반드시 흥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부담이 크다.
그러나 갤럭시 S23 가격 책정에 변수가 발생했다. 애플이 내년 아이폰15 출시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IT 팁스터를 인용한 포브스 등 다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4, 아이폰14 플러스 판매가 예상 이상으로 부진해 아이폰15 시리즈에서는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프로맥스를 업그레이드한 신모델 아이폰15 울트라의 경우, 기존 프로맥스보다 200달러 오른 1299달러부터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폰아레나는 "이번 분기 애플이 삼성을 제치고 최대 스마트폰 판매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은 아마 이전 세대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15 울트라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울트라 가격을 올릴 명분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