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빠지는 삼성그룹주 ETF … ‘삼성생명법’ 악재 추가?

올 들어 전체 ETF로의 자금 유입은 늘어
삼성생명, 삼성전자 주식 23조원어치 팔아야 할 수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지난 국회에서 폐기됐던 보험업법 개정안(이른바 '삼성생명법')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삼성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전체 ETF로의 자금 유입은 늘었지만, 삼성그룹주 ETF에서는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법'이 삼성그룹주 ETF의 자금 이탈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그룹주를 추종하는 ETF는 약보합 마감했다. 'ACE 삼성그룹섹터가중'은 직전 거래일 대비 0.55% 하락한 1만4425원에 마감했다.'KODEX 삼성그룹'은 0.58% 상승한 8630원에,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은 0.14% 상승한 1만485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그룹주에 관심이 커진 건 이른바 '삼성 해체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 때문이다.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채권 등의 자산을 처음에 산 가격(취득원가)이 아닌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 내용은 담은 법안이다. 문제는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중 23조원가량을 매각해야 한다. 23조원은 국내 기업 중 카카오·삼성물산 등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코스피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삼성그룹주를 추종하는 ETF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이런 추세가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부터 12월23일까지 전체 ETF의 순자산 총액은 79조510억원으로 5조2495억원 증가했다. 이와 달리 ETF 유형 중 그룹주의 순자산총액은 1조5477억원으로 2094억원 줄었다. 특히 이 중 삼성그룹주 ETF 순자산은 2227억원 감소했다. 그룹주 전체 감소 규모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그룹주 ETF와 더불어 그룹주 내에 속해 있는 현대차는 227억 증가, LG는 46억원 감소를 기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법으로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보유한 물량을 팔았다가 다시 매입하는(바이백) 규모는 약 46조원 규모로 이는 지난 10년간 삼성전자 주주 환원 규모의 53% 수준"이라며 "이 물량은 시중 유통물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물산 역시 배당금 수익 1조5400억원 중 삼성전자분이 59%에 이르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면 배당 역시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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