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자 K건설]비금융사 최초 '탈석탄'…친환경에너지 미래 그린다

삼성물산,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에 판로 개척
태양광·소형모듈원전·그린수소 가치 사슬 구축
美 기업에 지분 투자·중동에 '팀코리아'로 진출

삼성물산 임직원들이 지난 6월 성공적으로 완공한 괌 망길라오 태양광 시설 앞에서 친환경에너지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 사진=삼성물산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새벽 1시까지 프랑스 파리를 비추던 에펠탑의 조명이 올해 9월 말부터 자정 전에 꺼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이 제한되면서 에너지난이 심화된 것이다. 이미 전 세계 195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이 2015년 채택한 '파리협정'에 따라 신재생(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가운데 그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됐다.

에너지 분야도 예외가 아닌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의 시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변화의 선봉에 섰다.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산업의 체질이 바뀌는 과정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삼성물산은 태양광과 소형모듈원전(SMR), 그린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사업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美 기업과 협력, 태양광·SMR 가치사슬 만든다

태양광은 친환경 발전이 가능한 무한 자원으로, 탈 탄소 기조에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괌 망길라오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태양광 발전시장에 진출했다. 괌 동쪽 태평양 연안 약 1.2㎢ 부지에 6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과 32㎿h급 에너지 저장시설, 송전선로 등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준공을 통해 태양광 패널 모듈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 태양광 발전 설계·조달·시공(EPC) 전 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갖추게 됐다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은 자연적인 제약 때문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에너지 저장설비(ESS)가 필수적이다. 올 4월 삼성물산은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저장설비 제조부터 개발·운영까지 다루는 미국 포윈(Powin)과 지분 투자 및 사업 협력을 결정했다. 양사는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찰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중동·동남아시아 등에서 발주 예정인 신재생 사업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조감도 /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SMR 사업을 선도하는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Power)에도 총 700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했다. 지난해 2000만달러, 올해 5000만달러 규모다. 이를 통해 SMR 시장의 가치 사슬을 구성하는 핵심 파트너들과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SMR은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을 개선한 것은 물론이고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원전을 통해 신재생 발전의 단점인 자연조건 제약과 간헐성을 보완하며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상품이다. 삼성물산은 향후 원전 수용이 가능한 시장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을 최초로 획득해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발전사업자 UAMPS가 아이다호주에서 2029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추진 중인 SMR 프로젝트를 먼저 들여다보고 있다. 사전 시공계획 수립부터 기술인력 파견까지 상호 축적한 기술과 역량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정부와 뉴스케일파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동유럽 지역 SMR 사업에도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하기로 했다. 나아가 고온 증기를 활용한 수소 생산 연구와 실용화도 함께 진행한다.

'팀 코리아'로 중동 그린수소 생산 기틀 마련

지난 5월 3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한국전력과 삼성물산, 서부전력, 페트롤린케미 관계자들이 UAE 키자드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 공동개발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한국전력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그린수소 인프라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무한 수소를 말한다. 기존 복합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시공 경험, 설계 기술, 핵심고객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생산에서 활용까지 가치 사슬에 걸친 전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삼성물산은 전했다.

첫걸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그린수소를 핵심 에너지 수출 자원으로 육성하려는 국가와 협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은 사우디 투자부(MISA)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지 개발 사업 및 인프라 확장 공사 등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올 1월에는 삼성물산-포스코-사우디국부펀드(PIF) 3자 간 양해각서(MOU)를, 11월에는 한국전력-석유공사-남부발전까지 포함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그린수소 생산·활용을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기틀을 닦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전력, 서부발전과 로컬 파트너사(페트롤린케미)와 체결한 UAE 키자드 그린수소?암모니아 공동개발협약(JDA)이 시작점이다. 이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키자드 산업단지에 연간 20만톤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2단계로 나뉜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약을 통해 3만5000톤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이후 2단계 사업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 등과 '팀 코리아' 형태로 그린수소 사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한국의 역량을 결집한 팀 코리아로 나서야 산업 생태계 구축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향후 중동과 호주 지역에서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개발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에너지 저장시설 전문설계업체인 자회사 웨쏘(Whessoe)의 역량을 활용해 액화수소 저장시설 및 재기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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