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된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문화재를 단지 내 이전 보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문제를 풀었다. 조합은 내년 2분기 중 일반분양에 나서는 등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송파구 및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진주 아파트는 현재 터파기 등 재건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원형 보존하라고 결정했으면 설계변경을 포함해 여러 가지 변경 사항이 필요했는데 단지 내 이전 보존으로 결정 나면서 공사 재개에 속도가 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잠실진주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착공 과정에서 삼국시대의 주거지 흔적이 발견돼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재건축 사업 면적인 약 11만㎡ 중 2.3%에 해당하는 2500㎡ 규모에서 백제 한성기 주거지와 수혈(삼국시대 주거양식), 주혈(움집터의 바닥에 기둥을 세우기 위해 파놓은 구멍) 등이 발견되면서다. 올 1월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한 문화재청은 현지에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고, 이에 설계변경과 사업시행인가변경 등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왔다.
송파구청은 과거 집터를 일종의 유적지로 볼 것이냐를 놓고 반발하면서도 조합과 함께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는 단지 내 공원으로 이전시켜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해 문화재청과 협의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부채납 예정인 단지 내 어린이공원에 유물을 이전 보존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이전 보존은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기록으로 보존한 뒤 유구를 똑같이 만들어 다른 곳으로 이전·복원하는 것을 말한다. 송파구 관계자는 "유구를 본뜬 것을 화성시로 옮겨 보관하면서 공사는 6월부터 재개된 상황"이라며 "공사가 완료 후 공원이 조성되면 단지로 이전해 보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예정대로 사업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기준 전체 공정률은 2.36% 수준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 변경신청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2분기 일반분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합은 당초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잠실진주 재건축 사업은 1980년에 지어진 1507가구를 지상 35층, 23개동, 총 2678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사업이며, 일반분양 물량은 819가구로 예상된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