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주가지수가 정점을 찍고 속절없이 내리는 동안에도 시가총액 1조원 클럽에 새로 가입한 기업집단도 있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새로 이름을 올렸거나 기존 대기업 집단에서 분리된 기업들이 시총 1조 클럽에 새로 가입했다. 2차전지 소재 전문 기업들의 시총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8월 코스피에 상장한 크래프톤은 상장 후 시총 1조원을 넘기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초대어급 IPO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크래프톤은 상장 전부터 높은 공모가 탓에 시장 예상보다 낮은 공모주 청약 결과를 받았다. 상장 후에도 신작 ‘뉴스테이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낸 탓에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그려냈다.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이 1조를 넘겼지만, 상장 후 시총 규모는 반토막 났다. 지난달 31일 기준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8조7103억원인데, 상장 첫날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60%가량 감소한 수치다. 다만 크래프톤의 주가 반등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낯선 작품이며 장르 또한 생소해 신작 기대감이 과거처럼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면서 "그런 만큼 흥행 성공 시 빠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X그룹은 기존 대기업 집단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시총 1조원을 넘긴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LX그룹은 구본준 회장이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와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 LX판토스(옛 판토스) 등 일부 계열사를 분할받은 뒤 지난해 5월 새로 설립한 대기업 집단이다. LX그룹으로 분리된 기존 LG 계열사 중 네 군데가 상장사였던 만큼 출범 당시부터 시가총액 1조원을 가뿐히 넘겼다. 지난달 31일 기준 LX그룹의 시총은 3조9000억원에 달한다.
2차전지 공급망을 구성하는 기업들도 시총 1조원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2차전지 분리막을 생산하는 더블유씨피를 계열사로 둔 W-SCOPE와 2차전지 재활용 전문 업체인 성일하이텍이 시총 1조를 넘긴 기업집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2차전지용 전해액을 생산하는 엔켐의 시가총액도 1조원을 웃돌았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덕에 2차전지 업체들이 부각되자 이들과 협력 관계인 이들에게도 수혜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 진단키트 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을 계열사로 둔 에스디의 시총이 1조를 넘겼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을 맞아 방역 당국이 자가진단 키트 활용을 늘리면서 수혜를 본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새 계열사를 맞은 중흥건설 역시 시가총액이 1조7477억원으로 늘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