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시장도 ESG 바람…친환경 코르크에 플라스틱 병까지

와인 시장에도 ESG 중요성 대두
재활용 종이 등 친환경 포장 각광
가치 소비 트렌드 확산 맞춰 증가세
제조 공정도 친환경‥유기농·비건 와인 인기

지난 9월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2 글로벌 와인 앤 푸드 트립’에서 소비자들이 와인을 즐기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유통업계 전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와인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와인 생산 방식이나 패키지 등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이뤄지면서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26일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민텔에 따르면 글로벌 주류 시장에선 와인과 고도주에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하는 비중이 22%로 나타났다. 주류 시장에선 맥주가 주로 친환경 포장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최근 와인이나 위스키, 알코올 RTD 등 다양한 주종을 중심으로 친환경 포장이 각광을 받는 추세다. 재활용 종이나 생분해성 팩, 셀룰로스 등 천연재료를 활용한 포장재다. 와인은 주종 특성상 패키지 등의 재료가 거의 변하지 않아 왔으나 최근 들어 친환경 포장 기술이 개선되면서 적용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개인의 신념을 반영한 ‘가치 소비’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만큼 향후 친환경 소재 사용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을 비롯해 기후변화, 환경적 이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우려가 증가한 측면도 있다. 와인 시장에서도 친환경 패키지와 탄소중립,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이슈가 논의되면서 제조 기업들도 제조 공정과 제품 포장 등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반영하는 경우가 늘었다. 영국에선 친환경 포장지 사용이 제품 구매 의향에 약 70%가량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응답한 소비자 조사 결과도 나왔었다.

이탈리아 유기농 와인 ‘피치니 코지 키안티(Piccini Cosi Chianti)’./사진=신세계엘엔비 제공

특히 와인의 코르크 마개의 경우 친환경 전환 움직임이 더 빠르다. 코르크 마개는 오크나무의 일종인 코르크나무를 벗겨내 만드는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전 세계 코르크나무의 80% 이상이 서식해 사실상 독과점 시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높은 단가로 인한 경제성과 환경 문제, 안전성 문제가 늘 공존했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지자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도 늘어났다. 여전히 고급 와인엔 코르크 마개가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스크류 마개나 플라스틱, 천연고무 등으로 만들어진 마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스크류 마개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과 낮은 재활용률이 문제가 돼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있었다.

와인 제조 공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유기농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들고 유럽연합(EU)의 유기농 인증 시스템인 ‘유로리프(Euro-Leaf)’ 또는 ‘AB 유기농 인증마크(Agriculture Biologique)’를 획득한 유기농 와인도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정제하거나 거르지 않고 동물이나 유제품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비건 와인’ 등 친환경 와인을 찾는 수요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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