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신라젠… '인보사' 코오롱티슈진, 바통 넘겨받을까

25일까지 상장 폐지 여부 결정

인보사 임상·자금 조달 등
개선 사항 이행한 것으로 알려져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인보사 사태'에 이어 횡령·배임까지 터지면서 상장폐기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코오롱티슈진의 운명이 이달 안에 결정된다. 앞서 큐리언트와 신라젠이 상장 유지에 성공한 만큼 코오롱티슈진 역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약의 품질 문제가 얽혀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25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2019년 5월 거래정지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7월 세계 최초의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타이틀을 내건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면서 일약 스타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어 11월 코스닥 시작 상장에 이어 미국 임상 3상 진입까지 성공하면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배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특히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큰 관심을 보이며 직접 육성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은 더 컸다.

하지만 2년 후인 2019년 5월 식약처는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코오롱티슈진이 허가 당시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유래세포'라고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신장유래세포'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신장유래세포가 실수로 혼입됐을 뿐 이미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항변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도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듬해 감사의견 거절, 같은 해 7월 횡령·배임을 이유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잇따라 추가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개선기간이 이어져 오며 무려 3년 넘게 주식 거래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개선 사항은 모두 이행… '인보사' 이슈는 걸림돌

업계에서는 앞서 신라젠이 거래소가 요구한 개선사항을 모두 이행하면서 상장이 유지된 만큼 코오롱티슈진도 이번 심사를 통해 리스크를 극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라젠은 2020년 문은상 전 대표 등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거래 정지 결정을 받았고, 기심위는 자금 확보와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했다. 이에 신라젠은 서홍민 회장이 이끄는 엠투엔을 최대 주주로 맞으면서 신규 투자금 확보, 추가 유상증자와 함께 신임 대표도 선임했다. 하지만 다시 개선기간이 부여되면서 최고의학책임자(CMO) 채용과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등을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가 요구됐고, 신라젠은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항암제 'BAL0891'을 도입하는 등 과제를 성실히 이행하면서 거래 재개에 성공했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거래소 개선 요청 사항을 모두 만족했다는 내용을 담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부활을 위한 임상 진행과 연구·개발(R&D) 자금 마련 등 재정 건전성 확보가 주요 개선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면에서는 그동안 밀려왔던 미국 내 무릎 골관절염 임상 3상이 지난해 12월 투약을 재개했고, 같은 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고관절 골관절염 임상 2상 계획도 승인받는 등 점차 탄력을 내고 있다.

자금 면에서도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이 명예회장이 직접 사재로만 약 100억원을 출연하는 등 오너 일가와 그룹이 확고한 지원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오롱티슈진은 신라젠과 다르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앞서 최근 거래가 재개된 항암제 개발 기업 큐리언트는 매출 기준 미달, 신라젠은 횡령·배임 등 내부 관리 또는 경영상 문제가 거래 정지의 주요 이유였다. 반면 코오롱티슈진은 경영 측면 외에도 회사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약품의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 임상이 재개됐을 뿐 승인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황인 만큼 상장 폐지 사유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라며 "거래소가 유보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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