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회계사 사외이사 적임자'…회계업계 女風, 이사회로 확산

이영숙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장 인터뷰

여성회계사 5200명 시대
이사회 1명 이상 여성이사 의무화

"10년 이상 경력 2000명 인력풀"
"재무정무 꿰뚫고 있는 회계사, 이사회서 제 역할"

이영숙 여성공인회계사회 회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재무 전문가인 여성 회계사가 감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면 이사회가 훨씬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난 8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이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이사회에서 여성이사 1명 이상을 의무적으로 선임하면서 여성 회계사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영숙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장은 13일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모든 기업은 재무적 수치로 나타나고, 이사회에서 재무 정보를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직업군은 회계사"라며 "최근 기업 이사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해졌는데 정부 정책인 'G'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은 여성 회계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이사회가 경영진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사외이사의 법적 책임이 무거워지면서 재무 정보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회계사가 이사회에서 활동하게 되면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가 한층 두터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을 하던 시기는 지났다"면서 "거수기 역할이 필요한 기업은 회계사가 불편하겠지만, 제대로 된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면 제대로 재무 정보를 볼 수 있는 여성 회계사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1993년 당시 여성은 11명에 불과했다. 첫 직장인 안건회계법인 회계감사부 회계사 50명 중 첫 여성 회계사였다. 하지만 올해 합격한 여성 회계사수는 435명으로 대폭 늘었다. 1996 여성공인회계사회 출범 당시 60명이던 회원수는 올해 5200명으로 증가했다. 공인회계사 등록 후 10년 이상 활동을 마친 여성 회계사만 2000여명에 달한다.

이영숙 여성공인회계사회 회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 회장은 올해 6월부터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9월 말 기준 등록 공인회계사 2만 4760명 중 여성 비중은 20%를 갓 넘겼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면 30~40%를 넘길 것"이라며 "여성 회계사가 증가하면 여성공인회계사회가 더 필요하지 않고 공인회계사 회원으로 남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익기여 활동에서 여성공인회계사회 존재 의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여성회계사회는 2020년 '공익단체 투명성 지원센터'를 만들어 소규모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회계 세무 컨설팅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소규모 비영리단체는 의도를 갖고 회계처리를 잘못하기보단 어떻게 처리하는지 몰라서 누락시키는 경우가 있다"면서 "비영리단체에 대한 세무 교육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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