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기자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네이버가 한정판 상품들을 개인 거래하는 리셀 플랫폼 크림을 통해 국내외 커머스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동남아시아 리셀 시장으로 진출을 위해서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최근 태국 리셀 플랫폼 운영사 '사솜컴퍼니'에 25억원을 투자해 지분 2만3000주를 취득했다. 크림은 지난해 1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분 비율은 30%로 늘었다. 이와 함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국내 미디어커머스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에도 20억원을 투자했다.
크림은 네이버 손자회사로 개인간 한정판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2020년 3월 스노우 자회사로 출범한 후 지난해 1월 물적 분할로 독립했다. 올 들어서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국내외 커머스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패션 상품 플랫폼을 운영하는 '크레이빙콜렉터'에 54억원, 명품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시그먼트'에 99억원을 투자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사 '체카', 이커머스 마케팅사 '컬쳐앤커머스'에 각각 14억원, 19억원을 투입했다. 한정판에서 패션, 명품, 중고차, 생활잡화까지 상품 카테고리를 넓혔다.
해외에선 동남아시아 리셀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싱가포르 1위 가전제품 중고거래 플랫폼 '리벨로'와 말레이시아 1위 운동화 리셀 플랫폼 '쉐이크핸즈' 지분을 각각 36억원, 22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엔 아시아 각 지역에 진출한 일본 한정판 거래 플랫폼 운영사 '소다'에 35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크림이 광폭 투자에 나선 것은 아시아 주요국을 잇는 플랫폼을 구축해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공격적인 투자 배경에는 네이버가 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자회사 스노우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출자했고, 스노우는 크림에 올 들어 600억원의 자금을 댔다. 투자가 늘어나며 커머스 사업에서 크림 거래액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올 1분기 거래액이 3700억원, 2분기가 35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거래 규모를 뛰어넘었다. 지금 같은 속도면 올해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수수료를 본격 도입하면서 수익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크림은 지난 4월부터 구매 수수료를 1%로 부과하기 시작한 후 지난 6월에는 이를 2%로 올렸다. 이달부터는 판매 수수료(1%)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9조~10조원 규모인 네이버 커머스 전체 거래액에서 크림의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지만 매출이 본격화되면 수익에 기여할 것"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