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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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전세 시장도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이사철 성수기로 꼽히는 가을을 앞두고 전세 매물은 느는 반면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이사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총 5만5114건으로 한달 전보다 8.0% 증가했다. 제주(16.0%), 광주광역시(9.0%), 경기(8.6%)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증가폭이 크다. 부산(8.0%)과 인천·대구(5.8%) 등 수도권과 주요 지방 광역시의 물건도 한달 전에 비해 전월세 물건이 늘었다. 임대차2법 시행 2년차를 맞이해 전세대란이 일어난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매물 수만 보면 2020년 8월 이전 상황으로 회귀한 것이다. 순수 전세물건의 경우 2년 전 1만5천5828건에서 현재 2배가 넘는 3만4496건으로 1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월세 물건은 1만3467건에서 2만616건으로 5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전세 물건 증가폭은 2배가 넘는다. 최근 한달 만 봐도 종로구는 전세물건이 411건으로 한 달 전보다 23.7% 증가했고, 마포구는 2010건으로 한 달 새 20.8% 늘었다. 또 구로구(19.4%), 광진구(17.7%), 관악구(16.8%), 강서구(14.8%), 성북구(13.5%) 등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근 한달새 전월세 물건이 감소한 곳은 강북구(480건, -1.3%)가 유일하다.
매물은 늘었는데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전세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6.48% 올랐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7월까지 0.46% 떨어졌다. 2월부터 6개월 연속 떨어졌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가중, 대출 규제 조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영향으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4%까지 육박하자 대출금리가 월세전환이율(통상 3.5%)을 역전하자 보증금을 올려주는 대신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만기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도 우려된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난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서울도 본격화할 가는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남권도 전셋값을 시세보다 최소 1억∼2억원은 낮춰야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서울에서도 세입자를 들이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