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전망 대폭 올린 한은…'내년 중반 이후 3% 아래로'

식료품·에너지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로 물가↑
올해 5.2% 상승 전망…24년 만에 최고 수준
9~10월 추석 영향으로 반등한 뒤 내년 하락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경제전망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민식 국제무역팀장, 이정익 물가동향팀장, 이환석 부총재보, 김웅 조사국장,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은 국제 식료품·에너지 가격 상승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국내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6% 안팎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내년 중반은 넘어야 3% 아래로 물가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2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진행된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개인서비스 중심의 수요측 물가 압력도 커지고 있다"며 "민간소비의 경우 2분기 거리두기 해제 이후 상당히 좋은 상황인데, 펜트업 소비(보복·지연 소비)뿐 아니라 소득 여건이 많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2%로 제시했다. 이는 1998년(9.0%)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전망 수준이다. 만약 한은 전망대로 올해 물가가 5%대로 상승하면 이 역시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한은은 8월에는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한 만큼 7월에 비해 물가상승세가 주춤하고, 9~10월에는 폭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추석 연휴 영향으로 다시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하반기 평균 5.9%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내년 상반기 4.6%, 하반기 2.9%로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별 물가가 3%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은 내년 중반 이후로 봤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국제유가가 2분기에 고점을 찍고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음에도 내년 물가 전망치를 비교적 높게 잡은 것에 대해선 다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원인으로 들었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유가가 정점을 찍고 떨어지면서 물가상승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하락세가 급격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며 "또 유가가 내려도 전기나 가스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기존 2.7%에서 2.6%로 낮췄는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하강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김 국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유럽 성장률 1∼2%포인트 하락 가능성,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등에 따른 중국 경제 불확실성을 주요 경제 하방 요인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의 성장 흐름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1~7월 무역수지가 총 340억달러 적자가 났는데 그 중에서 300억달러가 에너지 가격 때문"이라며 "우리나라가 순수하게 원유를 연간 9억배럴 수입하는데,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무역수지가 90억달러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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