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덮친 환율·물가 상승…상반기 원료의약품 가격↑

항생제·활성비타민 등
수입 원료 매입가 상승
생산·공급 문제 없지만
원료 수입 부담은 커져

24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고환율·고물가가 완제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반기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물가 상승 여파와 환율 인상 등이 제약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항생제 주요 원료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대웅제약이 수입하는 피부 염증 치료제 원료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의 매입가는 1㎏당 지난해 124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35만원으로 올랐다. 4세대 항생제 원료인 세페핌(Cefepime)의 가격도 증가했다. 보령(구 보령제약)의 올해 상반기 세페핌 가격은 1g당 1016원으로 지난해 929원과 비교하면 87원 올랐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활성비타민제에 사용되는 원료 티아민염산염의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일동제약의 매입 단가를 보면, 지난해 1단위당 32달러에서 올해 39.5달러로 24%가량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환율이 오름세인 만큼 실질적인 부담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약재도 여파를 맞은 것은 마찬가지다. 광동제약의 대표 제품인 청심원의 원료인 우황의 수입 단가는 1㎏당 2020년 8229만원, 지난해 8954만원에서 올해 9854만원까지 치솟았다.

원료가의 상승은 제약사의 생산원가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물가 인상과 환율 인상이 동반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원료의약품 또는 완제의약품을 수입·생산·유통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환율 상승이 직접적인 원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약가가 사실상 고정된 전문의약품의 경우 원가가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하는 구조다. 수액 등 국가에서 필수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면 협상을 통해 약가를 조정할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한 전문의약품들은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다행히 생산과 공급에 당장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제약사가 환율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국내 업체에서 원료를 공급받거나 수입 경로 다변화, 장기계약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현재로선 큰 문제는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다만 환율과 물가 상승이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으면 환율에 따른 수익성 변동요인도 큰 편”이라면서도 “오랜 기간 각종 리스크 방어를 위한 조치를 다각도로 취해 왔기 때문에 잠깐의 영향은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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