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가져가 달라' 우영우로 뜬 팽나무…관광객 '몸살'

창원 동부마을의 약 500년 된 나무
쓰레기 무단 투기, 주차난 등 문제 발생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창원북부리 팽나무' 일대에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소덕동 팽나무'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창원의 한 시골마을이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소덕동 팽나무' 근황을 알리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 팽나무는 지난 20~21일 방송분에 등장했다. 드라마에서는 '경해도 기영시 소덕동'에 있는 것으로 표현됐지만 실제로는 경남 창원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에 있다. 나무의 나이는 약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는 16m, 둘레가 6.8m에 달한다. 드라마에서 이 나무는 오랫동안 마을을 든든하게 지켜온 '당산나무'로 표현됐다. 실제로도 팽나무는 마을의 당산나무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팽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마을을 찾았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팽나무 근황' 사진에는 수십 명의 관광객이 팽나무 주변에 몰려 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또 마을의 논 옆으로 난 길가에는 일렬로 주차된 수많은 차가 주차행렬을 이뤘다.

갑작스럽게 몰린 인파에 여러 부작용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동부마을 옆 동네 사는 주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드라마에서 인기가 많이 생겨 구경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즐겁게 보고 가되, 쓰레기는 가져가 달라. 쓰레기가 많아 어르신 분들과 마을 사람들이 치우느라 고생하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팽나무 언덕 올라가는 길에 무덤이 있는데 어린아이들이 많이 밟고 다닌다"고 전했다.

문제가 발생하자 창원시는 팽나무 인근 3곳에 쓰레기통을 설치했고, 향후 공중화장실 설치, 경찰 교통지도 등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화재청은 드라마에 나온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창원시는 최근 SNS에서 이 나무에 대해 "어른 네다섯 사람이 안아야 할 만큼 규모가 크고 입지 환경과 생육 상태가 우수해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나무의 역사와 생육 상태를 비롯해 문화재적 가치를 조사하고 마을 주민, 지자체와 함께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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