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 9%대 물가쇼크에 하락 마감…다우 0.67%↓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3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을 뛰어 넘은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1981년 이후 처음으로 9%대를 찍으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경기 침체를 둘러싼 우려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8.54포인트(0.67%) 떨어진 3만772.7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7.02포인트(0.45%) 낮은 3801.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15포인트(0.15%) 하락한 1만1247.5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델타항공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기대 이하 수준의 순이익으로 뒤섞인 신호를 발산했다. 다만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자 델타항공의 주가는 5%가까이 미끄러졌다. 같은 항공주인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도 각각 0.84%, 3.11% 떨어졌다. 크루즈주인 로열캐리비안, 카니발은 2.13%, 1.42% 하락 마감했다.

반면 주요 기술주는 성장 우려에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아마존(+1.08%), 넷플릭스(+1.21%), 테슬라(+1.70%)는 일제히 전장 대비 1%이상 뛰어올랐다. 트위터는 회사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했다는 소식에 7.90%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CPI와 이에 따른 Fed의 긴축 강도, 국채 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미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9.1%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전월(8.6%)을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 전망치 8.8%보다도 높다. 인플레이션 정점이 좀처럼 확인되지 않으면서 Fed의 긴축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한번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높이는 이른바 ‘점보 스텝’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7월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76.2%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전 0%, 전날 7.6%보다 급격히 높아진 수준이다. 이날 오전 CPI 공개 이후만해도 30~40%대였으나, 캐나다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1.0%포인트 깜짝 인상을 단행하면서 Fed 역시 대폭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한층 확산했다.

이날 공개된 Fed의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서도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인된다. 베이지북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최소한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5개 지역에서 경기침체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고, 몇몇 지역에서는 수요 둔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Fed는 이달 26일부터 이틀간 다시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는 "Fed가 0.75%포인트 이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강도 긴축은 경기 침체 우려도 한층 부추기고 있다. 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3.13%까지 치솟았다. 반면 장기물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2.92%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로 몰리면서 국채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떨어진 것이다.

10년물과 2년물 간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금리 역전폭(스프레드) 역시 더 확대됐다.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침체 전조현상으로 평가된다. CNBC는 이날 10년물과 2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2000년 이후 최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미국이 완만한 경기침체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지표가 경제가 둔화하는 모멘텀을 가리키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 지출 둔화도 확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IN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9%를 넘어섰다. Fed가 정말로 우려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의 폭"이라면서 "경기침체의 위협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소폭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6센트(0.48%) 오른 배럴당 9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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