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 돌파'…표정 엇갈리는 항공·해운

항공사, 리스·유류비 부담 '↑'
해운사, 영업실적 개선 효과 '기대'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환율이 1300원을 넘어가는 등 고환율을 기록하며 항공과 해운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항공은 항공기 리스비용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반면 해운은 달러를 대금으로 받는 만큼 실적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것은 13년만이다.

◆달러로 대부분 결제 해운업은 나이스=해운업은 대표적인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해운업의 순수출 익스포저(노출)는 23.4%다. 순수출 익스포저는 환율 변동의 민감도를 말하는데 플러스면 긍정을 뜻한다. 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는다. 환율 상승 시 영업실적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다만 무조건적 호재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다른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해운사도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안팎으로 높다. 특히 연료비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지난해 6월21일 싱가포르 항 기준 고유황유(LSFO)와 저유황유(HSFO)의 가격은 각각 톤(t) 당 411달러와 527달러였으나 지난 21일 기준 각각 595달러와 1090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저황유의 가격이 106.83% 상승한 것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항공업계, 코로나19 지나나했는데 고환율이 '성큼'=환율 상승은 항공업계에게는 악재로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각각 410억원, 284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항공사는 장기 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구매하는데 이 비용을 달러로 결제한다. 항공유도 마찬가지다. 즉 환율이 높아지면 지불해야 되는 금액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환율이 높아진 상태에서 고유가가 이어지고 있어 비용 소모가 더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미 지난 1분기 항공사들은 유류비에 많은 비용을 소모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유류비에 6600억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1분기 3520억원 대비 103.1%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920억원으로 같은 기간(1592억원) 대비 83.42% 늘었다. 약 2배 가까이 유류비가 뛴 것.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도 비슷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분기 113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5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고 진에어는 138억원에서 235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도 101억원에서 199억원으로 증가했다. 항공사 5곳의 유류비만 해도 1조189억원에 달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는 "특히 리스 운용이라든지 유류비와 같은 부분에 대한 결제를 달러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것들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항공 운임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항공기를 보유하지 않고 리스로 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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