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석기자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의 수익성이 대폭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화물 운송량 증가와 그로 인한 운임강세로 올해 들어 좋은 실적을 냈는데 고유가로 인해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류가 달라졌다. 국제선 재개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전망한 2·4분기 연결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542억원과 66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35%, 18% 정도 늘어난 수치다. 다만 직전 1분기에 견줘보면 41%, 54% 줄어든 수준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731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435억원이었다.
특히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선 재개로 유류비와 인건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59달러 오른 배럴당 115.26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4월11일 94.29달러를 기록한 후 연일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는 등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SK증권은 대한항공이 연료유류비에 6252억원, 인건비에 5194억원을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5%, 17.3% 증가다. 한국투자증권은 별도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연료유류비와 인건비에만 각각 3220억원과 1490억원을 쓰는 등 올해 초에 비해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여객 수요 회복에 대비해 인력을 늘리기로 한 점도 당장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모든 항공사에 고용유지지원금이 지급됐는데 대한항공은 올해 3월부터 끊겼다. 아시아나는 이달까지만 받는다. 아직 코로나19 이전만큼 항공여객 수요가 회복한 건 아니지만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터라, 주요 항공사마다 내부 정비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운임이 한창 높을 때에 비해 떨어졌고 여객 부문도 아직은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태"라며 "고유가와 인건비 등으로 대형 항공사의 이익단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항공사의 매출액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물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객 부문이 늘면서 메워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각각 2조8843억원과 1조3490억원이다.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올해 1월 ㎏당 10.90달러에서 3월 8.18달러로 내렸다. 다만 4월과 5월에는 각각 9.57달러와 9.69달러로 하락 추세에서 반등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국제선 여객기 운행이 늘어나면서 예약률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국제선으로 주 182편을 운항할 계획으로 지난달 주 142편 대비 40편 늘어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주 136편으로 한 달 전보다 15편가량 늘었다. 대형 항공사 한 관계자는 "정확한 예약 상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달의 경우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