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입은' 기부…동물권도 트렌디하게 풀어낸 'NFT'

엘르·폴햄 등 동물 NFT 출시 행렬
판매수익금 전액 기부에...반려인들 반응 긍정적
'제품 이미지 트렌디하게' 패션계 NFT 관심 증가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1448만명, 한국의 반려동물 인구 수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2027년에는 6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동물권에 대한 관심은 최근 패션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패션계는 동물권과 관련된 NFT(Non-Fungible Tokens·대체불가토큰)를 출시해 판매 수익을 토대로 기부까지 연계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길고양이·믹스견 등과 관련한 NFT를 출시해 수익을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사진=엘르 홈페이지 캡처

최근 패션 매거진 '엘르'는 길고양이와 유기견 혹은 믹스견 등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러브 믹스'(Love, Mix) 프로젝트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러브 믹스'(Love, Mix) 프로젝트는 국내 매체 중 최초로 NFT와 연계한 프로젝트다.

김은영, 김혜정, 도원, 류은지, 서서, 서영, 손정민, 쉬시턴, 윤예지, 그리고 최근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까지 총 10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믹스견과 길고양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동물들의 개성을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NFT 플랫폼 '클립 드롭스' 내 '디팩토리'(dFactory)를 통해 작품을 판매했다.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수익금 전액은 지난달 19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전달됐으며, 동물보호 및 관련법 제정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5년째 반려묘를 키우고 있다고 밝힌 이모씨(27)는 "믹스견이나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 변화에 한층 다가가는 단계가 될 것 같다. 특히 수익금을 동물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니까 더 관심이 간다. 윤리적 소비를 통해 동물권 변화에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면서 소비 의사를 밝혔다.

소비자의 가치있는 소비생활을 장려하며, 제품 이미지를 트렌디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NFT에 눈을 돌리는 패션 브랜드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에이션패션의 캐주얼 브랜드 '폴햄'도 블록체인 전문기업 갤럭시아메타버스와 협력해 NFT 콜렉션을 발행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폴햄의 코숏(코리안숏헤어) NFT 콜렉션은 코리안숏헤어 고양이의 특징을 녹여내 일러스트로 담아낸 것이 특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에서 프로필로 활용할 수 있다. 캐릭터별 10점씩 한정 수량으로 발행됐으며, 발행가는 원화 기준 5만원이다. 이더리움(ETH), 클레이(KLAY) 등으로 결제 가능하며, 작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겐 동일한 아트워크가 들어간 티셔츠도 증정된다. 작품 판매액 전액은 '한국 고양이 보호협회'에 기부될 예정이다.

LF의 패션브랜드 헤지스는 자체 가상 인플루언서 캐릭터인 '해수'를 활용한 NFT를 지난 3일 출시했다. 해수는 헤지스 브랜드 전용몰인 '헤지스닷컴'의 마케터로 일하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으로 설정된 가상 캐릭터로, 헤지스는 해수의 성장, 반려견과 친구들, 첫사랑과 재회 등 해수의 스토리를 담은 365개의 NFT를 발행해 NFT 마켓플레이스 '메타파이'와 협업해 추첨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NFT에 대한 패션업계의 관심은 이미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지난해 12월 NFT 기업 RTFKT 스튜디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 NFT 기반의 첫 메타버스 운동화 'RTFKT × Nike Dunk Genesis CryptoKicks'를 공개했다.

RTFKT는 다양한 디자이너·아티스트와 손잡고 디지털 신발 NFT를 만들어온 업체로, 지난 2월 디지털 아티스트 푸오셔스와 함께 만든 600종의 가상 스니커즈 NFT는 판매 7분 만에 완판돼 310억 달러의 수익을 낸 바 있다. 나이키 최고경영자인 존 도나휴는 당시 RTFKT 인수 관련 디지털 세계에서 나이키 영역과 역할을 키우는 것이라는 목표를 전달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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