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씨네] '닥터 스트레인지2'에 놀라고 '완다'에 치이네

[이이슬의 슬기로운 씨네리뷰]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2' 4일 개봉
대혼돈의 멀티버스
흑화한 완다, 비중 높고 매력적
마블표 호러 '어서오고'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뉴욕의 거리. 버스가 눈앞까지 돌진해오고, 나무는 쓰러지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이내 새로운 공간이 열리면서 우주 여기저기를 누빈다. 또 다른 공간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우리가 알던 도시와 다르다. 그렇게 극장은 우주선이 되고, 타임머신이 된다.

마블(MARVEL)의 '엔터터테이닝' 한 장기는 이번에도 발휘된다. 작정이나 한 듯 관객을 정신없이 흔들며 여기저기로 옮긴다. 스릴은 덤이다. 기꺼이 멱살 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보면 126분이 삭제된다. 새로운 카드가 더 있다고 비웃기나 하듯 '호러블'(horrible)한 매력까지 터뜨린다. 어느새 웅장한 음악과 함께 스크롤이 올라가면 밀려드는 생각은 '이번에도 내가 졌다.'

2016년 544만 관객을 모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속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닥터 스트레인지2')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4 핵심 캐릭터인 '닥터 스트레인지'의 솔로 무비가 6년 만에 돌아왔다. 4일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2'는 상상을 초월하는 광기의 멀티버스 속 MCU 사상 최초로 끝없이 펼쳐지는 차원의 균열과 뒤엉킨 시공간을 그린다.

현실 조작, 포탈 생성, 유체이탈, 차원 이동, 염력 등 능력을 지닌 마블의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는 차원에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 그는 어벤져스 멤버인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 분)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뜻밖의 상황과 마주한다. 다차원의 공간인 멀티버스가 열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존재들과 만난다.

완다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에서 얻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멀티버스의 균열 속에서 폭주하며 스칼렛 위치로 거듭난다. 그는 자신을 막으려 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맞선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에서 처음 등장한 완다는 5편의 마블 작품에 등장하며 염력과 정신조작 등 강력한 능력을 선보였다. 영화는 '스파이더맨'에서 소개된 멀티버스와 '닥터 스트레인지' 전편의 세계관을 비롯해 완다와 비전의 이야기를 다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비전'의 세계와 연결, 확장된다. 무엇보다 '완다비전'을 봐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완다와 아이들의 이야기, 그가 어떤 일을 겪고 그 일을 통해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 '완다비전'에서 그려진 멀티버스 세계관을 이해하고 본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2'다. 물론 아무런 정보 없이 즐기더라도 영화적인 재미는 충분하다.

'닥터 스트레인지'라 쓰고 '완다'라 읽고 싶을 만큼 완다(스칼렛 위치)의 비중이 높고 존재감이 강렬하다. 완다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더없이 만족할 시리즈다.

샘 레이미 감독의 장기인 '호러' 인장도 군데군데 찍혀있다. 작심한 듯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공포영화라고 보기엔 수위가 낮고 흔히 생각하는 마블영화로 보기엔 다소 무섭다.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판정을 받았다. 아쉽게도 12세 이하 어린이의 보호자 동반 관람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번 시리즈에서 멀티버스의 균열을 타고 이동 능력을 갖춘 10대 소녀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 분)가 새롭게 등장하고, 반가운 얼굴인 웡(베네딕트 웡 분)과 크리스틴 팔머(레이첼 맥아담스 분)도 만날 수 있다. 차베즈를 소비하는 방식은 다소 아쉽다. 야심차게 등장한 히어로지만,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다. 러닝타임 126분. 12세 이상 관람가. 5월4일 개봉.

덧, 쿠키영상은 두 개다. 다음 시리즈로 가는 문을 여는 장면과, 한없이 올라가는 스크롤을 모두 본 관객을 웃음 짓게 하는 영상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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