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다음달 말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공동구매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야할 필요성이 커진데다 에너지 금수조치 등 추가 제재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EU 정상들이 5월30일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공동구매와 에너지 보안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과 각국의 에너지 연결, 지원을 위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며, 이보다 앞서 이달 18일까지 패키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국가 전체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약 40% 정도로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은 10% 내외로 낮지만 독일과 이탈리아, 폴란드 등은 50%, 오스트리아와 체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8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이미 일부 EU 가맹국들은 별도로 가스 대체 수입처를 찾기 위해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최근 알제리, 이집트와 천연가스 구매 협정을 체결했으며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위해 LNG선을 임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중동, 아프리카 등 주요 천연가스 생산국들이 생산량이 단기적으로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 EU가 수입 대체선을 바로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석유와 천연가스 업체들의 생산량은 2.4% 정도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적인 공급망 문제와 유정 재고 감소, 시추비용 상승과 인력난이 겹치면서 증산여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