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개인 자산' 행방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해외 여러 지역에 개인 자산을 은닉해왔기 때문에 찾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압류 목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자산을 추적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 성과는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의 자산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작은 아파트 1채, 연봉 14만달러(약 1억70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그가 해외에 은밀히 은닉해 둔 자산 규모는 이보다 훨씬 거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신흥 재벌 집단인 '올리가르히'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각종 호화 아파트·예술품·요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최근 이탈리아 서부 카라라 지역 한 항구에 정박했다가,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초대형 요트 '셰에라자드'호가 있다.
길이 140m에 달하며 헬리콥터 착륙장 2개, 금으로 장식한 세면대 등을 갖춘 이 요트 가격은 약 5억파운드(8000억원) 이상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배는 영국령 케이맨제도 깃발을 달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한 자산관리사에 등록돼 있으나 실소유주는 베일에 감싸인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반부패재단'이 요트 선원 명단을 입수해 개인 정보 등을 추적한 결과, 선장을 제외한 대부분 선원이 러시아 국적이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푸틴 대통령을 경호하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은닉 자산에 대한 다양한 폭로가 나온 바 있다. 지난 2012년 러시아 야권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는 푸틴 대통령이 산악지대의 호화 리조트 및 부동산 20개, 자가용 비행기, 4대의 요트 등을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넴초프는 이런 주장을 한 뒤 3년 후인 지난 2015년 모스크바강 다리 위에서 총을 맞아 숨졌다. 넴초프의 유족 측은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을 암살의 배후로 지목했으나,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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