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에너지 안보' 흔들…원전 만한 대안 없다 [무너진 원전생태계⑦]

원유·LNG 등 원자재 값 폭등
화력발전 생산단가 더 높아져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재검토
낙하산 배제 전문가 중용해야
차세대 원전 R&D 전폭 지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에너지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검토를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원전을 주력 기저발전으로 활용한 ‘원전 생태계 복원’ 작업의 첫 단추를 채우는 셈이다. 인수위의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의 배경에는 코로나19 및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다. 원유·액화천연가스(LNG) 폭등과 광물자원의 글로벌 공급망 혼란은 결국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원자력 발전에 전 세계적으로 다시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유가·천연가스 급등… 화력발전 생산 부담에 뜨는 원전

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18.6달러로 1년 전(66.74달러)과 비교해 77.7% 올랐다. 같은 기간 천연가스 가격 역시 1MMBtu(에너지단위)당 5.436달러로 전년(2.518달러) 대비 115.8% 급등했다.

EU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탓이다. 흔들리는 원자재 공급망에 LNG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준 t당 413.71달러를 기록한 LNG 가격은 올해 초 1136.68달러로 1년 만에 2.7배 급등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경제 제재로 궁지에 몰리자 에너지를 무기화하며 서방국가를 압박한 탓이다.

문제는 그동안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원전 생산을 줄인 만큼을 생산단가가 높은 화력발전으로 대체하면서 발전사들의 수익성도 함께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력의 ‘전력통계월보’를 보면 지난 1월 기준 전력 구입단가는 ㎾h당 138.3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0.6% 올랐다. 인수위가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을 신속하게 재개하고 내년 4월 운전 허가가 종료되는 고리 2호기 계속 운전을 재검토하는 등 기저발전으로서 원전 발전 강화를 주문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새 정부 원전 정책, 전문가 중심 ‘원팀’이 주도해야

원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전문가인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원전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원팀을 구성하는 게 핵심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전은 물론 그 외 화력, 신재생 에너지 등 최적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에너지를 믹스를 적절히 배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국가의 에너지 계획을 수립할 때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는 에너지 속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며 "에너지의 세 가지 속성인 환경성, 경제성, 공급안정성,(에너지안보) 등을 골고루 배합한 에너지 믹스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고 조언했다.

차세대 원전 개발과 기저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연구개발(R&D) 비용의 전폭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 재개와 함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의 개발을 위한 전폭적인 R&D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맞추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SMR는 발전용량이 300㎿급 정도인 소형 원자력발전소로, 건설 기간이 짧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현재 ‘한국형 혁신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 상황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제부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경제부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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