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유가 급락에 랠리…美금리 결정 앞두고 나스닥 2.92%↑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유가 하락세 등이 '랠리'의 촉매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99.10포인트(1.82%) 상승한 3만3544.3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9.34포인트(2.14%) 오른 4262.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67.40포인트(2.92%) 높은 1만2948.62에 장을 마감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27.25포인트(1.40%) 오른 1968.97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온 기술주가 이날 반등을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넷플릭스는 이날 월가에서 비중 확대를 권하자 4% 가까이 뛰었다. 테슬라는 전장 대비 4.71% 올라 800선을 되찾았다. 애플(3.0%), 아마존(3.84%), 메타플랫폼(2.88%) 등도 상승세를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7.64% 상승 마감했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의 주가 상승폭도 7%에 육박했다.

국제 유가 하락세로 인해 항공주도 호조를 보였다. 델타항공은 8.56% 올랐다.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역시 7%이상 상승했다. 카니발(5.29%)을 비롯한 크루즈주, 호텔주, 카지노주 등 기타 여행 관련 주들도 유가 하락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는 에너지주에는 하방압력이 됐다. 엑슨모빌은 5.78%, 쉐브론은 5.06% 하락 마감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 마라톤오일, 할리버튼 등도 최소 2%씩 밀렸다.

국제유가는 이날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6.4%(6.57달러) 떨어진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123달러대로 종가 기준 2008년8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8일과 비교해 불과 일주일만에 2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하락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회담을 재개한 가운데,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에 나서며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진 탓으로 해석된다.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 솔루션의 잭 야나시에비치는 "유가가 오르면 증시가 하락하고, 유가가 하락하면 증시가 상승하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CFRA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주가가 장기간 줄곧 하락한 것에 시장이 싫증이 났기 때문에 반등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단지 안도 랠리라 하더라도 그럴 때가 됐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4차 협상을 주시하는 한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주시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달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96% 이상 반영하고 있다.

ABN암로의 빌 디비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성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전쟁으로 금리 인상의 근거가 더 약해지기보다는 더 강해졌다"고 내다봤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0% 이상 올라 역대 최고치 수준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는 3월 PPI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전월 대비 수치는 전달과 예상치를 밑돌아 이날 시장 내에서는 안도의 움직임도 확인됐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뉴욕주의 3월 제조업 활동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으로 급격히 둔화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마이너스(-) 11.8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5.5)도 훨씬 밑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도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러시아는 달러화 표시 국채 1억1700만 달러(약 1450억 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당장 이자를 갚지 못하더라도 30일 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CIBC프라이빗 웰스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미 우려돼온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경제 성장 전망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높이는 면에서 원투 펀치"라고 언급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이날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6%(31.10달러) 떨어진 1929.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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