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발탁되자 정치권 안팎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획조정분과는 통상 정치·사회 분야 인사들이 도맡아 왔는데 최 교수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적 없고 회계학을 전공한 학자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최 교수의 발탁 배경에 대해 "최 교수께서 국가 재정을 들여다보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서 통찰력을 발휘해 윤석열 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묘수를 함께 찾아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14일 통화에서 "올바른 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수위에 참여하는 소회를 밝혔다. 서울대 경영학부와 석사과정을 졸업한 최 교수는 회계학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꿀 정도로 인문학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를 발간했고 에세이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을 펴내기도 했다.
정석우 전 한국회계학회장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토대로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회계학이 국가 재정을 통한 국정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전 회장은 "여러 통계를 통해 나오는 정보를 정확하게 산출해내는 분야가 회계학"이라며 "회계를 단순 기업의 거래 기록 정도로 이해를 하는데 회계를 제대로 알고 경영을 하는 것과 아닌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를 만들어 나갈 때 회계학을 이해하고 있다면 결국 의사결정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국가나 기업이 부강했을 때는 회계 기록이 정확하고 투명했을 때(제이컵 솔,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 인용)"라고 부연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회계학 전공자인 만큼 조직을 '말'이 아닌 '숫자'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분과가 아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이라는 점에서 더 큰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 교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보인 만큼 친기업적인 정서가 내재해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