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이번 대선에서 가장 먼저 투표권을 행사한 재외국민들은 "뽑을 후보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보다 약 일주일 앞서 투표를 한 만큼 단일화, 연대 등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자신들이 행사한 한표가 사표가 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본지가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투표를 마친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후보 간 단일화 및 연대 추진으로 인해 후보 정리가 완전히 되지 않은 점이 유권자를 혼란케 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한 미국에 거주하는 20대 강모씨는 "투표 직전까지도 단일화 이슈로 인해 혼란스러웠다"며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택한 표가 사표가 될 수 있어서 마지막까지 선택하는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미국에 사는 20대 여모씨도 "아직까지도 저러고(단일화 논의) 있는 후보들이 한심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후보 사퇴 가능성 등 유동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재외국민들 사이에서는 역대급으로 저급한 대선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미국에서 투표를 마친 미국에서 투표를 마친 오모씨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드는 대선"이라며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최악을 피해 차악을 뽑자는 생각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영국에 사는 신주은(29)씨는 "뽑을 후보가 없다는 생각에 기권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세계 115개국(177개 재외공관), 219개 투표소에서 이뤄진 이번 대선 재외투표의 대상 유권자는 22만6162명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재외동포청 신설’ 공약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대통령 직속 재외국민위원회 상설 운영’ 등을 꺼내 재외국민 표심을 노렸다.
영국에 거주 중인 손석현(29)씨는 "재외국민 공략 공약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송주향(30)씨도 "국외부재자로서 대선이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