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초과 주담대 금지에도…서울 아파트값 더 올랐다

15억 이하 아파트 매수세 몰려

고가 아파트 상승세도 못잡아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부가 고가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12·16 대책을 내놓은 지 2년이 지났지만 강남권 아파트 값을 잡지 못한 것은 물론 중저가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풍선효과만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2019년 12월 8억5951만원이었던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12억3729만원으로 오르면서 2년 사이 43%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2월은 정부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를 발표한 시기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돈줄을 틀어막는 고강도 대책을 내놨지만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오히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만 올려놓는 부작용만 낳은 것이다.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멈추지 않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9년 12월 서울지역 85㎡(전용면적) 초과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4억80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이 가격이 18억8000만원으로 26%가량 상승했다. 서울 상위 20%인 5분위 아파트의 가격 역시 같은 기간 18억9600만원에서 24억8800만원으로 뛰었다.

고가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구의 아파트 값도 더 치솟았다. 정책 발표 당시 104.6이었던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27.7로 22% 상승했다. 강남구 대형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26억원에서 31억원으로 약 5억원이 뛰었다. 대출 강화 조치가 집값을 잡는 데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특히 정부 당국이 지난 9월부터 전면적인 대출 강화 조치를 시행하면서 고가·저가 아파트 간 양극화만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5분위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2488만2000원으로 지난 9월(2442만8000원)보다 올랐다. 반면 하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이 기간 889만2000원에서 879만6000원으로 떨어졌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의 5분위 배율도 2.7에서 2.8로 확대됐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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