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방정' 머스크 또 조사 받나‥허츠, 테슬라 10만대 구입 발표 부인

허츠는 이미 계약했고 차량 인도 시작 주장
WSJ "주가에 영향 미치는 사안...SEC 조사 필요" 주장 보도
머스크, 과거에도 주가에 부정적인 언급으로 SEC 조사 경험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10만대의 차량을 대량으로 구입하고도 할인을 못 받는다. 대량 구매 시 할인을 받는 통상적인 일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렌터카 업체 허츠가 10만대의 차량 구매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머스크가 또다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렌터카 업체 허츠가 10만대의 테슬라 차량을 구입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아직 계약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생산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우리는 허츠에 일반 고객들과 똑같은 마진에만 차를 팔 것"이라면서 "허츠와의 계약은 우리의 경영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발언에 대한 파장이 일자 허츠 대변인은 "우리는 테슬라 전기차 10만 대를 주문했고 전 세계 영업망에 걸쳐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라면서 "이미 초도 주문한 테슬라 전기차의 인도가 시작됐다"라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이어 "테슬라 차량 대여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테슬라 차량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언급했다. 허츠는 테슬라 차량 대여가 11월 초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미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의 트윗에만 의존하고 홍보 조직이 없는 테슬라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언급하지 않고 있다.

머스크의 발언은 테슬라와 허츠 사이에 차량 가격 할인 폭을 두고 갈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허츠의 발표와 머스크의 언급에 차이가 있어 보인다면서 감독 당국이 개입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WSJ은 머스크의 이번 발언도 SEC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찰스 엘슨 델러웨어대 재정학 교수는 "허츠는 거래가 있다고 했고 머스크는 부인했다면 SEC가 이 문제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는 양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허츠가 테슬라 차량 구매를 위해 몇 달간 협상을 시도했지만 테슬라 측은 어떠한 할인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허츠가 자체 자금 대신 특수목적회사를 통한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1200달러를 넘어서며 주주들을 흥분시켰지만,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상장 폐기 가능성을 거론해 주가를 하락시켰다는 이유로 주주들의 큰 불만을 산 바 있다. 그는 이 때문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머스크와 테슬라는 SEC와 머스크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트윗에 대해 회사 측 변호사의 검토를 받기로 하고 20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머스크는 SEC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다. WSJ은 지난 6월에도 SEC가 머스크의 무분별한 트윗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2.34% 하락한 11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하루 전 1200달러를 돌파했지만 머스크의 발언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이날은 약세에 머물고 있다. 허츠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이날은 허츠의 경쟁사인 어비스가 차량 대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전 효과로 주가가 106%나 급등 중이다.

허츠는 지난달 25일 테슬라 모델3 차량 10만대를 내년 말까지 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후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대규모 수요 발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허츠와 테슬라 모두 이번 거래가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를 밝히지 않아 왔다. 미 언론들은 모델 3차량 가격이 4만달러선인 것을 고려해 총 40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겠지만 대형 렌터카 업체들은 통상 큰 폭의 할인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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