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훔기자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메타버스 생태계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가상현실(VR)에 대한 국내외 IT기업들의 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직접 VR 기술 개발에 착수하거나 개발사를 설립·인수하는 방식이다.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 광폭 투자= 국내 기업중 VR 투자와 기술개발에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곳은 게임사 컴투스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최근 게임 전문 개발사인 컴투스로카를 설립하고 글로벌 VR 콘텐츠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향후 신개념 다중접속(MMO) VR 게임 등 차세대 VR 기기 및 플랫폼에 맞춘 차별화 타이틀을 선보이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VR 게임 신작 개발에도 착수했다. 현재 기획 중인 신작은 북미 등 서구권의 VR 이용자를 타깃으로, 쉬운 조작과 간편한 성장 요소, 몰입감 높은 액션성을 갖춘 RPG 장르의 타이틀이다.
지난 8월 컴투스가 인수한 메타버스 기업 위지윅스튜디오 등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추진한다. 컴투스는 기존의 원천 지식재산(IP)를 VR 형태의 메타버스 콘텐츠로 전환하는 등 메가 IP 창출을 위한 다자간 협력 체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 8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설립했다.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 및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최근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 글로벌 타깃 버츄얼 아이돌 사업 및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첫 프로젝는 K팝 버츄얼 아이돌 그룹이다.
현재 캐릭터 개발을 진행 중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독자적인 세계관과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을 내년 중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해외 기업들, VR 하드웨어로 무장= 메타(옛 페이스북)는 오래전부터 VR 기술 개발 및 투자에 주력해왔다. 2014년 VR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2019년에 VR 기반의 SNS 플랫폼 ‘호라이즌’ 베타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얼마전엔 인기 VR 피트니스 애플리케이션 제작사도 인수했다. VR 운동 앱 ‘슈퍼내추럴’을 만든 ‘위딘(Within)’이다.
슈퍼내추럴은 바다와 사막 등 다양한 VR 환경 속에서 이용자들이 컨트롤러를 이용해 날아오는 여러 색깔의 구슬을 맞혀 격파하면서 전신 운동을 하는 앱이다. 메타의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 헤드셋을 착용하고 이용할 수 있다.
프리미엄 VR 헤드셋 ‘캄브리아’ 출시도 준비중이다. 캄브리아는 고해상도 혼합현실(MR) 헤드셋으로도 동작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사용자 주변의 물리적 세계를 사실적으로 재구성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게 메타의 설명이다.
애플은 내년께 혼합현실(MR) 헤드셋 출시를 준비중이다. 이 헤드셋도 AR과 VR 기능을 모두 갖춰 고품질의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엔 애플이 최근 출시한 자체 칩인 M1 프로 등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용자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능, 15개 카메라와 거리 감지 라이다 스캐너 등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의 ‘오큘러스 쿼스트2’, 캄브리아와의 경쟁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오큘러스 쿼스트2는 전 세계 시장의 53%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각 기업들이 VR 기술 개발과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VR이 메타버스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메타버스에선 현실세계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들이 중요해질텐데, 이를 구현하는 데 있어 VR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라며 "메타버스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라면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