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김용우기자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사람처럼 주민등록증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개 코주름과 안면인식 바이오정보 자체가 ‘동물등록증’이라고 보면 된다. 반려견 동물등록 방식이 인간에 적용하는 주민등록보다 더 앞서고 있다.
만약 당신이 새로 반려견을 분양받았다면, 동물등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애견가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려견 몸속에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이식하거나, 목걸이처럼 외장형 펜던트를 선택하는 문제로 갈등한다.
체내이식을 하자니 걱정도 들고, 펜던트는 분실 우려가 앞선다.
동물등록을 앞둔 이들의 이런 고민을 ‘스마트’하게 해결하겠다며 도전한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파이리코’가 동물의 안면정보로 쉽고 간편한 동물등록을 구현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창업기업인 파이리코는 생체인식 기반의 동물등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코주름(비문)과 안면 특성 등 바이오 정보를 종합해 반려동물을 구분해 등록할 수 있는 기술이다.
파이리코는 최근 춘천시의 ‘바이오인식 기반 동물등록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자체 개발한 솔루션의 실증을 추진하게 됐다.
2022년 8월까지 춘천 시내에 있는 반려견 500마리를 대상으로 신규 동물등록 수단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것이다.
이번 사업에는 춘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강원정보보호지원센터, 한국바이오인식협의회(KBID), 파이리코, 반려동물 안면인식 기업, 반려동물 협동조합 등 다양한 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사업기간 중에는 비문, 안면정보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신규 솔루션의 성능 시험평가 체계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유기·유실견 조회 시스템 개발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된다.
파이리코 김태헌 대표는 “시범사업은 파이리코가 생체인식 분야에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꾸준히 반려동물 생체인식 관련 기술 역량과 표준화 역량을 쌓아온 결과”라고 말했다.
파이리코는 2018년 9월 UNIST에서 출발한 펫테크(Pet Tech) 스타트업이다.
대학원 과정 중 사람의 홍채인식 기술을 연구하던 김태헌 대표가 반려견 입양을 계기로 반려동물의 홍채인식 사업아이템을 구상한 것이 시작이었다.
파이리코는 지속적인 사업 아이템 구체화, 고도화 작업을 통해 현재의 비문, 안면 정보를 활용한 ‘다중 생체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식별 솔루션’을 완성했다.
파이리코는 디지털 뉴딜사업, 대덕연구개발특구 R&BD사업, 중소벤처기업부 TIPS 프로그램, 한국특허전략개발원 IP R&D 사업 등에 연이어 선정되며 기술역량을 인정받았다.
또 생체인식 기술의 국내외 표준화를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파이리코는 2020년 4월 국제전기통신연합 보안연구그룹에 신규 표준과제를 제안해 승인받으면서 국제표준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춘천시 시범사업 추진은 2020년 하반기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도전, 한국’ 공모과제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이뤄졌다.
‘반려견, 반려묘 유기예방 또는 동물등록제 활성화’라는 공모과제에 출전한 파이리코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장관표창을 거머쥐었다. 이후 후속 연계 과제에 선정돼 실제 실증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김태헌 대표는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과 사용자 경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많은 반려견 보호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이 정식 동물등록 수단으로 인정받도록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이리코는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 기반 애플리케이션 ‘피터펫(Peter Pet)’을 출시해 운영 중이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등을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반려동물의 생체정보를 등록할 수 있으며, 현재 3000마리 이상 반려견 생체정보가 등록돼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