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 집값 '6억→11억'…부동산 양극화 역대 최악

전국 상위 20% 주택값 처음 11억 돌파
정권초기 대비 고가주택 집값 크게 올라
5분위 배율 8.9…부익부 빈익빈 심화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전국 상위 20% 주택의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현 정부 출범 초기(6억544만원)와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상승폭이다. 이에 따라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부동산 자산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상위 20%인 전국 5분위 주택가격은 평균 11억379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이다.

전국 5분위 주택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2월 6억원을 넘긴 뒤 2018년 9월 7억원, 2020년 2월 8억원, 8월 9억원, 올해 1월 10억원, 6월 11억원을 각각 넘어섰다. 6억원대에서 7억원대로 '1억원' 오르는데는 1년7개월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이 기간이 5개월로 짧아졌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2월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3월 21억4272만원으로 21억원대로 치솟았다. 이달 서울의 5분위 주택값은 21억7749만원으로 현 정권 초기(12억1327만원)와 비교하면 9억6422만원 올랐다.

반면 하위 20%인 1분위 주택의 평균 가격은 상승폭이 미미했다. 이달 기준 1억2386만원으로 2017년 5월 1억1981만원 대비 405만원(3.3%) 오르는데 그쳤다. 1분위 주택값은 지난해 1월 1억1216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으로 고가주택은 더욱 가파르게 오른 반면 저가주택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거나 상승폭이 미미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상위 20%와 하위 20% 주택의 가격차도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8.9로, KB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인 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인 1분위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고가와 저가 주택간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수도권은 5분위 배율이 다소 줄었다. 수도권 주택 5분위 배율은 6.1로 지난달(6.2)보다 낮아졌고, 같은 기간 서울은 5.0에서 4.9로, 경기는 4.5에서 4.4로 역시 내려갔다. 수도권의 경우 고가주택뿐 아니라 저가 주택값도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을 통한 수도권 중저가 주택 매수세가 확산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수도권 1분위 주택값은 최근 1년간 30.6% 상승해 같은 기간 5분위 주택값 상승률 23.7%보다 높았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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