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디다 기대야 하나”…온라인 점집 찾는 불안한 N포세대

무속인 BJ에 별풍선 복채
코로나로 비대면 상담 늘어
호기심·불안감에 운세 클릭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21일 한 인터넷 개인 방송 사이트에서 ‘무속인’, ‘신점’, ‘사주’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자 관련 BJ와 녹화영상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방송을 통해 사주나 신점 등을 봐주는 ‘무속인 BJ’들이었다. 대부분 별도의 스튜디오에서 무속인이 일정량의 별풍선을 받고 방송과 채팅을 통해 사주나 토정비결, 운세 등을 봐주는 영상이었다. 이 중에는 굿을 하거나 퇴마 의식을 치르는 영상도 더러 찾아볼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는 언택트 타로가 인기다. 개인이 고른 카드로 운세를 알아보는 ‘제너럴 리딩’(general reading)을 기반으로 한 언택트 타로는 원하는 카드를 고른 뒤, 풀이를 찾아 듣는 식이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이용할 수 있는 사주 어플리케이션도 이용자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상담이 가능한 온라인 점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것에 이어 내 집 마련, 인간관계도 버거워하는 이른바 ‘N포 세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사람들이 온라인 점집을 찾는 이유는 호기심 때문도 있지만, 각박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알바천국’이 전국 10~30대 회원 1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운세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2.7%는 ‘막연한 호기심’때문에 운세를 본다고 답했고 이어 ▲미래가 불안해 위안을 삼기 위해(22.9%) ▲스트레스와 고민을 덜기 위해(13.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 임지환(32)씨는 "주변 사람들은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서 사주나 점을 보게 됐다"면서 "현실이 팍팍해지다 보니 그런 미신적인 것에 의존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산업화 시대에 비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양해지면서 젊은층들 사이에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예측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면서 "이로 인해 점이나 사주를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조언을 얻으려는 이들이 점집이나 신당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온라인 무속인을 찾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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