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일본정부가 항공자위대 주력 전투기인 F-15 전투기의 개량사업을 전면 취소하고 미국 측과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업그레이드 비용이 예상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과다 비용지출 지적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020 회계연도(2020.4~2021.3) 예산에 포함시켰던 F-15 전투기 개량사업 초기 비용 390억엔(약 3천970억원)을 집행하지 않았으며, 2021년도 예산에는 관련 비용을 아예 반영하지도 않았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관련부서에 미국 측과 계약을 취소하고 재협상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업그레이드 비용이 예상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예산 낭비 우려가 커지자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F-15 전투기는 일본 항공자위대에 약 200기 이상이 배치된 일본의 주력전투기로 앞서 일본정부는 2018년 노후된 F-15 전투기 20대를 미국 측과 계약을 통해 2027년까지 업그레이드 받기로 정했다.
일본 방위성의 2019~2020 회계연도 예산에는 전체 업그레이드 비용이 802억엔이 반영됐으나 이후 미국 측의 증액 요청이 거듭되면서 계속 비용이 올라가 초기 비용만 390억엔까지 이르게 되면서 전체 사업비용은 가늠조차 힘들어지면서 전면 백지화됐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국 정부가 방산업체들의 창구역할을 맡아 견적가격과 납기를 결정해 거래토록 하는 대외군사판매(FMS) 제도를 통해 동맹국에 바가지를 씌운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방위성도 원점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6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의 일본 방문 때도 기시 방위상이 F-15 전투기 개량 문제와 관련해 일본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 측에 협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