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철수]빈 자리 누가 차지하나…삼성 폰 독주체제 심화될 듯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5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자 업계는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향후 애플보다는 삼성전자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애플이 20%로 뒤를 이었고, LG전자는 13%에 그쳤다.

LG전자의 점유율을 삼성전자가 대거 흡수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OS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LG전자와 같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인 iOS를 적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국내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보다는 같은 OS를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선호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축소시켜 휴대폰 가격 인상, 서비스·제품 경쟁 제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특히 제품, 서비스 경쟁 등 소비자 후생이나 시장 경쟁면에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단말기 수급계약 측면에서 통신사의 교섭력도 떨어지게 된다. 독점적 지위에 선 삼성전자로선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소비자들에게 각종 지원금을 풀 이유가 없어진다.

삼성 갤럭시 S21 시리즈 3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점유율이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독과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독과점 이슈가 불거지면 정부가 각종 규제안을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과도하게 높아져 소비자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의 빈 자리를 노리는 해외 업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지난달 23일 20만~3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홍미노트10)’ 시리즈를 선보이며 국내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이는 중국에서 공개된 이후 2주 만에 이뤄진 것으로 LG전자가 빠져나간 자리를 적극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애플을 제외한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뢰도가 높지 않은 중국 제품들이 LG전자의 빈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은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지 않는다. 샤오미의 판매량은 미미하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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