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형기자
[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입점업체 10곳 중 6곳 이상은 배달앱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오픈마켓과 배달앱 등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1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입점업체의 63.2%는 "수수료·광고비 수준이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20%는 '매우 과도하다'고 답했다. 수수료와 광고비가 적정한 수준이라는 응답 비중은 2.8%에 불과했다.
입점업체 대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공정화법)'에 긍정적이었다. 배달앱 입점업체는 68.4%가, 오픈마켓 입점업체는 98.8%가 공정화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배달앱 입점업체 51.2%와 오픈마켓 입점업체 39.5%는 찬성하는 이유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구체적 대응 기반 마련'을 꼽았다. 공정화법에 추가하거나 향후 보완이 필요한 점에 대해선 오픈마켓과 배달앱 모두 '비용 한도 또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추진 중인 공정화법은 일종의 '온라인 갑을관계법'이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를 상대로 불공정 행위를 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배달앱 중개수수료는 공개된 수수료 수준과 대개 일치했다. 공개된 수수료를 보면 요기요가 12.5%, 쿠팡이츠가 15% 혹은 건당 1000원 등이었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가 없었다.
하지만 입점업체 다수가 정액제 혹은 정률제 광고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배달의민족 입점업체는 87.6%가 정액 광고를 활용했고 요기요 입점업체 41.2%는 정률 광고를 활용했다. 정액 광고는 매월 일정 금액을, 정률 광고는 주문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광고료로 내는 방식이다.
오픈마켓 입점업체 판매 수수료는 월평균 최대 12.5%였다. 오픈마켓의 경우 상품 노출 기회에 대한 만족 비율은 69%로 비교적 높았다. 반면 판매 수수료와 광고비에 대한 만족 비율은 각각 36.8%, 35.6%로 높지 않았다.
배달앱 입점업체 10곳 중 6곳(59.6%)은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워 가입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홍보 편리'(48.2%), '주변 경쟁업체에서 모두 사용'(46.2%), '가맹본부의 가입 지시'(10%)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응답업체 중 배달앱 입점업체 94.8%는 배달의민족에, 79.2%는 요기요에 가입해 있었다. 주 거래 플랫폼은 배달의민족(57.6%), 요기요(26%), 위메프오(7%) 순이었다. 오픈마켓 입점업체 65%는 G마켓, 54.8%는 11번가에 가입해 있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월평균 매출액 비율은 배달앱의 경우 2018년 48.6%, 2019년 53.2%, 지난해 56.6%로 꾸준히 올랐다. 오픈마켓은 2018년 41.4%, 2019년 41.6%, 지난해 45.6%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증가한 온라인 소비가 지난해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많은 입점업체들이 과도한 비용 부담과 불공정 거래행위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본부장은 "입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다수는 플랫폼 중개거래에 대한 법적 규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라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조속한 제정을 통한 거래 생태계 공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입점업체의 부담은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도 전가된다"면서 "수수료와 광고비 등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