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라기자
누구나집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제안한 주거정책이다. 인천 도화지역에 등장한 최초의 민간임대주택인 누구나집은 당시 8.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누구나집 3.0은 공공성의 강화와 임차인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협동조합이 주택을 소유하고 조합원이 주거권을 획득하는 디지털 주거권의 개념이 도입됐다.
우리가 소유하고 내가 사용하는 H10 프로그램이다. 즉 임차인이 곧 집주인이 되는 구조로 임차인은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보장받을 뿐만 아니라,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최초의 분양가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갖게 된다.
거주자인 임차인은 8년 후 최초공급가로 주택을 구매하여 소유권을 가질 수도 있고, 원할 때까지 평생임대로 살 수도 있다. 입주 시 정한 최초공급가로 8년 후 분양 전환해, 건설업자가 집값 상승분을 독점하지 않는 점이 기존 뉴스테이형 임대주택과의 차별점이다.
특히 주거에서 소비와 생산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스마트 리빙 그리드가 적용돼 주거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핵심은 ‘시너지 시스템’이다. 집만 짓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건설 이후 입주민들의 삶까지 함께 디자인한다.
스마트 리빙 그리드는 하드웨어적인 혁신과 소프트웨어적인 혁신, 그리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주거 공동체를 뜻한다. 용적률의 제한을 받지 않는 지하 공간에 4차산업혁명의 IT기술을 접목하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여 생활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조합은 지하공간, 공용공간, 기존 단지의 근린 상업시설들을 활용해 협력적 소비·생산 센터인 시너지센터를 운영한다. 시너지센터에서는 케이터링 서비스, 카쉐어링 서비스, 통신인터넷보안 서비스, 헬스케어 서비스, 반려동물 케어 서비스, 공동서가, 지식정보공유센터(KISS)와 마트와 세탁, 클린 서비스 등의 근린 생활 시설을 운영한다.
조합원이 시너지센터를 이용하면 그 금액의 10%가 시너지포인트로 적립된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는 주거비를 납부 할 때 사용 수 있어 실질 주거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 입주민은 직접 ‘시너지센터’에서 일을 할 수도 있다. 시너지센터 운영과 단지 운영을 통해, 교육형 일자리, 전문형 일자리, 자치형 일자리, 가사형 일자리, 돌봄형 일자리 등,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필요에 따라 직업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가 순환하는 시너지센터는 입주민들의 주거비·생활비·일자리 걱정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필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김병천 시너지시티㈜ 대표는 “누구나집 3.0의 거주민은 누구나 일할 의지만 있다면 일할 기회가 주어지도록 설계됐다”면서 “각종 재교육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으므로 새로운 직무능력을 개발해 원하는 일자리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프로그램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 경력단절 주부, 은퇴 후 실버세대 등에 특히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정 기간 일을 하면 재충전할 수 있는 안식기 프로그램도 도입해 삶과 일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획기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임소라 기자 mail0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