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투기자본 기술유출 우려…기업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3%룰 반대표

"해외자본이 핵심 기술 훔쳐 가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나"
하이디스 'LCD 악몽' 기억해야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6일 상법개정안 최대쟁점인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과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에 대해 “해외자본이 핵심 기술과 관련된 정보들을 훔쳐 가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겠느냐”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해외 투기자본의 영향력 행사가 커지면 기술유출 우려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14일과 15일 재계와 연이어 간담회를 가졌다. 재계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해외 투기자본의 영향력 행사가 커져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전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기술 패권전쟁을 단순 투쟁으로 보는 오류를 보여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보탈취 목적으로 들어온 경영진이 기밀유지 의무를 지키리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기술과 전략의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모르기가 십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 특히 감사위원은 경영감독을 위해 회사의 모든 중요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진다”며 “투기자본이 현대자동차에 추천한 사외이사는 경쟁업체 출신이었고 KT&G에 들어온 투기자본 이사는 대놓고 비밀유지 서명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하이디스의 아픈 기억이 있다. 중국기업이 경영권을 갖게 되자 기술, 인력을 빼돌리고 결국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1위까지 빼앗긴 악몽 같은 기억”이라고 했다. 중국 기업 BOE는 당시 하이닉스의 LCD 사업부 하이디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핵심기술 4300여건을 넘겨받고 부도처리했다. LCD 생산능력이 없었던 BOE는 이후 2010년부터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

양 최고위원은 “경쟁기업은 얼마든지 일반 금융 투자자의 모습을 하고 접근할 수 있다”며 “일본도 최근 산업 기술 보호를 목적으로 외국 투자자의 지분취득 신고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것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기술이 빠져나갈 작은 구멍이 있다면 물샐 틈 없이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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