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르면 오늘 기안기금 신청

15일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 개최…제주항공 지원안 논의
아시아나 등도 곧 신청 대열 합류 할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건 제주항공이 이르면 13일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을 한다. 업계에선 동병상련인 다른 국적항공사들도 곧 기안기금 신청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15일 개최되는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정부에 기안기금 지원을 신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르면 오늘(13일), 늦어도 15일 전엔 신청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도 오는 15일 회의에서 제주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 검토에 착수한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주엔 제주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투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주훈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장은 "격주로 심의위원회를 진행키로 했으나, 필요하다면 다음주에도 회의를 진행해 빠른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은 기안기금 지원 대상에서 저비용항공사(LCC)를 배제해왔다. 기안기금은 대형항공사 위주로 지원하고, 별도로 마련된 LCC는 별도로 마련된 135조원의 금융 패키지를 활용하겠단 계산이었다.

하지만 출범 100일이 넘도록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기업이 없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계속됐다. 기안기금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신청기업이 나오지 않아 정책 설계가 잘못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LCC의 경우 항공화물 등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대형항공사와 달리 적자를 계속하고 있어 줄도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10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에도 약 7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교통부는 추석 전 기안기금 측에 LCC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고 기안기금 측도 제주항공 지원 안건을 이번 회의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예상보다 LCC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안기금을 활용해 지원하는 방안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제주항공이 기안기금 지원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기안기금을 신청하려면 근로자 수 300명 이상과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상반기 제주항공 근로자 수는 2744명, 총 차입금은 6555억원(리스 부채 포함)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유상증자로 1506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 현재 2400억~25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과 유동성리스부체 등은 이를 넘어서는 2600억원 수준이다. 또 항공기 임차료 등의 비용을 감당하려면 향후 1년간 1400억~1500억원의 현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의 자금지원 신청에 앞서 진행된 회계법인 실사는 마무리된 상태다.

한편 제주항공에 이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다른 국적항공사들도 곧 기안기금 신청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3000억원의 차입금 중 3조원 가량을 소진, 곧 기안기금 지원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에 최대 2조4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승인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한 관계자는 "현금 소진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순 있지만 이르면 다음달 초순 (기안기금) 신청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대한항공도 연말께 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유동성 수혈로 국적항공사들은 한 시름을 놓게 될 전망이지만, '연 7%+α'란 기안기금의 높은 금리는 지원 대상 항공사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항공사들이 다급한 와중에도 기안기금 신청을 미룬 것은 높은 금리 때문"이라면서 "차제에 정부도 항공업계 지원의 범위와 내용 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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