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에너지솔루션 상장까지 1년…냉정함을 찾아야 할 때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LG화학이 배터리부문 분사 후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신설한다고 발표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분노가 거세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글도 올라왔다. LG화학 물적분할 기사에는 '팥소 없는 찐빵' 'BTS 없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의 비유 댓글도 달렸다.

개인들은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시작했다. 물적분할 추진 얘기가 나온 지난 16일부터 전일까지 이틀 동안 LG화학 주식 13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15일 72만6000원이었던 주가는 16일 68만7000원, 17일 64만5000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물적분할이 '악재'일지 '호재'일지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과거 다른 기업의 사례를 본다면 무조건 악재라고 하기엔 섣부른 상황이다. 2016년 2월3일 에코프로는 배터리 부문에 대한 물적분할을 공시했는데 그다음 날 종가가 1만1350원이었다. 이후 등하락을 반복하던 주가는 에코프로비엠 상장일(2019년 3월5일) 전일 3만2250원을 기록했다.

최소한 IPO 전까지는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100% 보유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변할 게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LG화학 목표주가를 기존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향조정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PO까지 LG화학 2차전지 사업 성장과 수익성 개선 모멘텀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주식을 보유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IPO를 하더라도 최소 70~80% 지분 유지를 할 계획이다.

주식 전문가들은 투자에 있어 항상 '냉정한 시각'을 강조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흥분하기보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보라는 얘기다. 물적분할을 되돌리기 어렵다면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 판단을 내리는 모습이 필요하다. LG화학의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 16~17일 오히려 LG화학 13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년의 시간이 남은 지금, 바로 냉정함을 찾아야 할 때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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