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세계 1위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회사 코스맥스가 글로벌 수준의 화장품 안전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대로 검증된 진짜 민감성 화장품을 출시한다.
1일 코스맥스는 화장품의 원료부터 제형, 사후관리까지 민감성 피부에 적합한 제품 개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화장품 품질 안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면서 인체의 영향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이나 생태계 파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화장품 성분까지 점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제품 성분과 원료, 사용 후기까지 꼼꼼히 검색한 뒤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체크슈머(Checksumer)가 소비문화로 정착한 데 따른 것이다. 유해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클린 뷰티, 동물 실험과 동물성 원료를 뺀 비건 뷰티가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며 소비자의 눈높이가 점점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민감성 화장품으로 출시된 제품들은 최소 처방, 단일 성분 등 시장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 관점에서 원료를 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전성 검증 역시 피부 자극 테스트나 여드름 유발 정도를 평가하는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 테스트 등 일반적인 제품과 다르지 않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코스맥스는 2년 전부터 진정한 의미의 민감성 화장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원료 선정 단계부터 기준을 강화했다. 한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사용 금지·제한 원료를 완전히 차단하고 검증된 원료만을 사용해 센서필터(SensiFilter™) 시스템을 개발했다.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약 7000개 이상의 원료 성분을 검토하고 각 국가별 화장품 규제 성분 검토는 물론 글로벌 고객사의 안전성 기준도 포함시켜 다양한 고객사의 니즈(Needs)도 반영시켰다.
특히 원료의 물리적·화학적 구조를 분석해 알레르기뿐만 아니라 독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QSAR(Quantitative Structure Activity Relationships · 구조-활성의 정량적 관계)을 국내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도입해 적용했다. 고용량의 원료를 피부에 접촉하는 자극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패치테스트도 시행하고 있다.
박새롬 안전성효능연구팀 팀장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향료, 에센셜 오일, 계면활성제 등을 배제하고도 제형 안정성과 효능이 높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기존보다 수분도 개선율이 150~200% 향상됨과 동시에 지속력은 8시간 이상 늘어나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코스맥스는 국내 최초로 제대로 된 민감성 화장품 출시를 위해 제형 개발 단계부터 집중한다. 우선 ▲사용성 시험 ▲알레르기 테스트 ▲동물 대체 시험 등 7단계에 이르는 안전성 검증을 거친다. 보습 지속력과 피부 완화와 같은 효능을 평가하는 단계에서도 높은 기준을 적용해 제품력을 끌어올렸다.
코스맥스는 이 시스템으로 고객사 해외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존의 안전성효능 R&I(Research & Innovation)를 SRE(안전성, 규정, 효능) R&I로 변경, 확대 개편하고 해외 시장의 시장 트렌드, 규제, 정책, 수출 절차 등을 한 번에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처방 단계에서 미리 각 국의 규제와 안전성 검증을 확인할 수 있어 제품 개발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며 “고객사가 원하는 콘셉트의 제품의 기여는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제 코스맥스의 센서필터 시스템으로 화장품 처방을 입력하기만 하면 ▲원료의 안전성 ▲주요 수출국의 화장품 관련 법규 ▲글로벌 고객사 기준 부합 여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박명삼 코스맥스 R&I센터 원장은 “전 세계 소비자가 믿고 쓸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을 개발, 생산하기 위해 안전성 연구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며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K뷰티(화장품 한류)가 전 세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맥스가 개발한 민감성 화장품은 토너, 크림, 에센스 등 기초라인 3종으로 올 하반기 고객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