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카카오게임즈, 뭉칫돈 수십兆 몰린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 1000대 1 돌파…
공모액 3000억 이상 대형주 중 유례 없는 경우
"최소 10조원 이상 몰릴 전망…장기 흥행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기업공개(IPO) 일정에 본격 돌입한 카카오게임즈에 수십조원의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액 3000억원 이상 대형주로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이례적으로 1000대 1을 넘어서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27일 진행된 카카오게임즈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을 돌파했다. 연기금과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1100여곳의 국내외 기관 투자자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난 6월 청약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 경쟁률 836대 1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 들어 1000대 1 이상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경우는 이루다, 한국파마, 티에스아이 뿐이다. 다만 이들의 공모액은 135~185억원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액은 최대 38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액 3000억원 이상 대형주가 수요예측 경쟁률 1000대 1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에 몰리는 청약 증거금이 역대급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역대 최고 청약 증거금은 SK바이오팜의 30조9900억원이다. 코스피 최초로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기록하고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던 SK바이오팜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323대 1이었다.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경쟁률이 300대 1만 돼도 최소 360만원을 넣어야 1주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보다 다소 규모가 작은 레몬(2조3618억원), 에이프로(4조6759억원) 등의 기업들에도 증거금 수조원이 몰린 만큼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 희망밴드가 2만~2만4000원으로 6만3000원대인 장외주식 가격에 비해 크게 낮은 만큼 투자자들도 큰 기대를 걸고 뛰어든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와 기업 규모를 감안할 때 청약 증거금 10조원 이상은 어렵지 않게 기록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역대급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순히 일시적인 투기성 투자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공모주 투자는 기업에 대해 면밀히 알아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상장 당일 또는 근시일 내에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얻는 단기 투자 성격이 짙다"며 "다소 불편하지만 투자라기보다는 IPO 이벤트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첫 자회사 상장 사례인 만큼 장기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삼아 다양한 게임을 일상에 접근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에 힘입어 역대급 영향력을 보이는 카카오 플랫폼을 발판 삼아 자체 게임 개발, 다른 개발사 게임의 서비스(퍼블리싱) 등의 역량을 겸비한 카카오게임즈가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미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2030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63.7% 증가한 수준이다. 2017년부터 3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57%에 달한다. 지난달 출시한 가디언테일즈가 흥행하고 있는 데다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언'(올해 출시 예정), 모바일 MMORPG '오딘'(내년 출시 예정) 등 신작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모바일과 PC온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가디언테일즈 등으로 증명한 퍼블리싱 사업 역량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력도 갖춘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까지 적극 공략해 국내 대표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31일 수요예측 결과를 종합해 최종 공모가를 발표하고 다음 달 1~2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을 진행한 뒤 내달 1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