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전대, 흑인총격·허리케인에 밀렸다

삼일째 전대, 펜스 부통령외 중량급 인사 없어
위스콘신 시위사태와 스포츠경기 중단이 미사회 주요 이슈 부상
허리케인 로라도 국민 관심 돌려
차기 공화 대선 '잠룡'들의 경쟁 치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부인 케런 여사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삼일째를 맞은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위스콘신주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조셉 블레이크 총격 사건과 초대형 태풍 로라로 인해 미국인들의 시선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날 전당대회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예정돼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중량감 있는 연사가 없어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평가는 위스콘신주 흑인 총격사건 이후 불거진 시위사태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을 사망케 한 17세 백인 소년 체포 소식이 이날 미국내 주요뉴스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살인과 시위, 보이콧, 허리케인이 공화당 전당대회의 거품을 빠지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 대통령을 혼란과 불안에 대응하는 보호자로 묘사를 했는데, 전당대회 셋째날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세력 집결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 양상이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시위 사태가 발생한 커노샤에 주방위군을 보내겠다고 발표하며 '법과 질서'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날 이 지역 프로농구단인 밀워키 벅스가 플레이오프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과 멕시코만에서 루이지애나주를 향해 오고 있는 4등급 허리케인 로라도 공화당 전당대회로 향할 시선을 돌려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을 하루 앞둔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펜스 부통령이 볼티모어 맥헨리 요새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한다. 이곳은 미영 전쟁 중 영국 해군 함대 공격을 방어하며 미국 독립의 계기가 된 유적지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 펜스 부통령 등 공화당 차차기 대선후보들이 연일 등장했다는 점에서도 전당대회의 의미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키 헤일리 전 대사는 지지연설을 통해 위상이 급부상한 경우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려한 화술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공화당의 약점으로 꼽히는 인종차별 문제를 인도계인 자신의 예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반박해 호평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연설을 계기로 헤일리 전대사가 차기 잠룡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했다. 주요외신은 헤일리 대사의 연설이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정치적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지지연설을 한 이유가 정치적 야심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정보부(CIA) 국장을 지낸 폼페이오 장관은 행정부내에서 트럼프 이후를 노리는 대표적인 인사로 구분된다. 지난해 켄터키주 상원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그의 목표는 더 높은 곳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WSJ은 "공화당 전당대회가 2024년 대통령 후보 지명을 노리는 '라이징 스타'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들을 드러내 보이고 미국 국민에게 인상을 남길 가장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이외에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고문,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 등 여성 '호위무사'들이 나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호소하고 바이든 후보를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해 러시모어산 대통령 얼굴 조각상에서의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성사시킨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다 주지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반체제 변호사 천광청도 중국을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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