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구역 확대되는 신협…업무 미숙 여전

올해 조합 제재 건수 83건
작년 제재 건수 보다 많아
여신심사 등 전문성 키워야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신협중앙회가 영업구역 확대라는 숙원을 달성한 가운데 지역 조합에선 아직도 대출금을 잘못 산정하는 등 업무 미숙 사례가 속속 적발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영업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내부 여신심사 및 사후 관리 등 전문성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7월 신협이 자체 적발한 조합 제재 건수는 83건으로 2018년 전체인 75건보다 많다. 이런 추세면 지난해 제재 건수 148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금융감독원에 의한 제재도 5건으로 지난해 총 제재 건수(5건)와 같다.

대출이나 예금 등 은행과 비슷한 업무를 하는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해선 안 되는 사고가 잦았다. 최근 대구의 한 신협 조합은 금감원으로부터 동일인 대출금 한도를 초과한 사실이 적발돼 ‘기관경고’를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협 등 상호금융사가 동일인에 대출해 줄 때는 자기자본의 100분의 20 또는 자산총액의 100분의1 중 큰 금액 범위 안에서 대출해줘야 하는데도 이 신협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4년 간 8명의 대출자에게 170억1000만원(104건)을 빌려주면서 동일인대출 한도(5억원)를 최고 22억1900만원 초과했다.

이 조합은 직원에 대한 대출 취급도 철저하지 못했다. 신용협동조합법 등에 따르면 조합은 임직원 소유 주택 이외에는 다른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취급할 수 없는데도 지난해 11월과 2018년 7월 이 조합 A전무 등 2명은 배우자와 모친 명의의 토지를 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가 적발됐다. A전무는 개선 명령을, 직원은 정직 3월의 중징계 처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협이 노력 끝에 대출 구역 확대라는 권리를 획득했다면 이에 걸맞은 여ㆍ수신 업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능력이 떨어지는 조합에 대한 재교육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언제든 금융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신협법 시행령 및 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현재 226개 시ㆍ군ㆍ구 단위인 신협의 대출 가능 구역을 서울, 인천ㆍ경기, 부산ㆍ울산ㆍ경남, 대구ㆍ경북, 대전ㆍ세종ㆍ충남, 광주ㆍ전남 등 10개 권역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또 권역 내 대출을 조합원 대출로 간주하는 것으로 규제 완화를 해줬다. 올 연말쯤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공동유대 확대 요건도 완화된다. 공동유대는 조합 설립과 조합원을 결정하는 영업구역 단위를 뜻한다.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이라는 요건을 폐지해 재무건전성, 서민금융 실적 등이 우수한 중소형 조합도 인접한 하나의 시ㆍ군ㆍ구로 공동유대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주사무소 소재지와 무관하게 조합이 속한 시ㆍ군ㆍ구에 인접하는 다른 시ㆍ군ㆍ구의 일부 읍면동으로 공동유대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신협 조합 수는 883개, 조합원은 636만여명이다. 총자산도 104조원에 이른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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