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기자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가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024년 자율주행차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을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순수자율주행 기술 분야 글로벌 3위 기업 앱티브와 자율주행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맺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목표는 2022년 말께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것"이라며 "이는 성능뿐 아니라 원가의 측면에서도 만족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 기업가치의 합작법인을 내년 중으로 설립하기로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사업 파트너로 앱티브를 택한 데 대해 "우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앱티브는 기술력 외에도 안전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게 자동차 회사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달러와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식재산권(IP) 공유 등 4억달러 가치를 포함해 모두 20억달러를 출자하고 지분 50%를 갖는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창사 이래 외부 업체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다.
특히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닌 합작법인을 세워 2조원대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은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다른 완성차 회사에도 양사가 개발한 SW 시스템을 공급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리가 개발한 SW 솔루션이 뛰어나다면 다른 완성차 메이커들이 합작법인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회사들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이라면 보수적으로 보면 2030년께 자율주행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인도와 같은 시장은 조금 느릴 것이고,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 같은 곳은 빠를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간쯤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자율주행차가 레벨 4, 5 수준으로 가면 전력 소모가 클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배터리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전기차는 자율주행에 적격인 플랫폼으로,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는 서로 맞물려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