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를 어찌하오리까…금융당국 '주주들 책임의식 필요하다'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은행의 주주로 참여했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책임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가 케이뱅크 주주들을 놓고 한 얘기다. 영업을 위한 자금이 바닥났음에도 주주들 간 자본금 증액 논의가 지지부진한데 따른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육성을 적극 추진해왔다. 국내 1호인 케이뱅크가 위기에 빠져있어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케이뱅크의 총자본비율은 10.62%로 국제적 건전성 최소 한도인 10.5%에 거의 근접해 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8% 이상으로 완화해 뒀지만 한시적 특례일 뿐이다.

총여신 1조5845억원 중 건전성 기준인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이 0.89%이며, 연체율은 0.99%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누적된 적자 규모인 결손금은 2400억원에 이르고 자본잠식률도 50%를 넘어섰다. 정상적인 영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케이뱅크는 5000억원 규모인 자본금을 1조원까지 늘리려 했으나 KT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보류되면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270억원의 소규모 증자로 당분간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기존 주주들 간 증자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으나 수개월째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때문에 지분을 더 키우지 못하게 되자 다른 주주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주 영입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가시화되는 곳은 없다.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IT 업계에서는 그만한 규모의 기업을 찾기도 쉽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주들이 각자 지분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갖고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분위기 봐 가면서 자기 회사 입장만 생각해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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