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물고 가는 새들의 사연은?

까마귀가 담배꽁초를 물고 와 쓰레기통에 넣으면(사진 맨 앞) 땅콩이 나옵니다.(가운데 사진) [그림=Crowded Cities]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금연 인구가 아무리 늘어도, 버리면 과태료를 부과해도 길거리에 담배꽁초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담배꽁초를 치워주는 새들이 있습니다.

독일의 스타트업 Crowded Cities는 까마귀가 담배꽁초를 물고오면 땅콩을 주는 쓰레기통(Crow Bar)을 만들어 까마귀를 길들이고 있습니다.

까마귀가 담배꽁초를 물고 와 크로우바에 넣으면 땅콩이 나옵니다. 반드시 담배꽁초를 넣어야만 땅콩이 기계에서 튀어나오기 때문에 땅콩맛을 본 까마귀는 담배꽁초만 물어오게 된다고 합니다.

까마귀가 보상의 개념을 이해하고 도구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까마귀가 먹이를 위해 담배꽁초를 물어왔다면 '멕시코양지니(house finch)'는 털에 묻은 진드기를 퇴치하기 위해 담배꽁초를 둥지에 장식합니다.

멕시코국립자치대 연구팀은 진드기가 없는 멕시코양지니의 둥지와 진드기가 있는 둥지를 나눠 실험했습니다. 실험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연구팀이 의도적으로 진드기를 넣어 둔 둥지에는 멕시코양지니가 담배꽁초의 필터 부분인 셀룰로오스 섬유를 물어와 둥지를 장식해 진드기를 줄인 것입니다.

연구팀은 "새들이 담배꽁초에서 셀룰로오스 섬유를 추출하는 이유는 담배꽁초의 셀룰로오스 섬유가 깃털과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진드기나 다른 기생충을 쫓아내기 위해 담배꽁초를 둥지에 장식하는 것은 맞는데 꽁초에서 나온 니코틴이 진드기를 멀리하는 효과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이 몇년 후 추가로 연구한 결과 더 많은 니코틴이 포함된 둥지에서 산 새끼들은 더 많은 염색체 이상을 겪었지만, 둥지에서 기생충이 줄어들면서 더 많은 새끼가 안전하게 부화하고 면역 체계가 건강해졌습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새들은 단기적인 이점을 얻기 위해 담배꽁초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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