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선행교육 위반, 재지정 평가에 반영해야'

서울교육청 "일정상 어렵다" vs 사걱세 "반영 안할 이유 없다" 반박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9개 자사고 수학 시험지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일부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수학 과목 시험에서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고난도 문제를 출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 위반을 점검중인 서울시교육청이 조사 결과를 자사고 재지정 평가(운영성과평가)에는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8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 방침은 범법행위가 밝혀져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면서 "교육청은 수학시험 조사결과를 운영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걱세는 "자사고 운영평가 평가지표를 보면 선행학습 방지 노력과 교실 수업 개선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이 있다"면서 "수학시험 조사결과 '선행출제'가 확인된다면 (해당하는 학교는) 두 항목을 0점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걱세는 지난 13일 서울 지역 자사고 9곳의 지난해 1학년 정기고사 수학시험지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모두 고교교육과정에서 벗어난 고난도 문제가 출제돼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자사고 13곳의 지난해 1학년 정기고사 수학시험에 대해 전수 점검에 나섰다. 당초 사걱세가 문제를 제기한 자사고 9곳 가운데 3곳만이 올해 재지정 평가대상이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모든 평가대상 학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청이 점검 결과를 현재 진행중인 운영평가에 반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학교에서 선행교육을 시행하지 않고 선행학습을 방지하고자 노력했는지 여부'가 재지정 평가항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은 24일 설명자료를 통해 "일부 자사고가 이미 운영평가 현장점검이 시작되는 등 일정을 감안할 때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수학 시험에 대한 조사 결과를) 현재 진행중인 자사고 운영평가에 반영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걱세는 "서울교육청이 기존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조사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애초 발표된 평가 추진 일정은 6월까지 평가하도록 돼 있고, 실제 평가단의 현장 평가도 6월 초까지 진행하는 일정으로 알려진 상황"이라며 "특히 현장평가 완료가 최종 완료도 아니고 학교에 최종 결과가 통보도 안된 상황에서, 6월 초 현장평가 후 조사결과를 반영해 최종 평가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은 현재 서울 지역 자사고 22개교 중 올해 13개교에 대한 재지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다음달 6월 초까지 현장평가를 완료하고 7월 초쯤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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