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4000억 사모 영구채 발행 성공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이마트가 40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5일 40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사모로 발행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영구채 발행 주관을 맡았다. 영구채의 만기일은 2049년 4월 25일로, 만기를 30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이마트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해 원금을 상환할 수 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이마트가 발행한 영구채의 자본인정 등급을 떨어트리는 경우, 국제회계기준 변경으로 영구채를 회계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계상해야 하는 경우에 원리금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 영구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가 법인세 납부 시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을 때에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가 발행한 영구채의 이자율은 콜옵션 행사일까지 3.606%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자율이 올라가는 스텝업(Step-up) 조건도 붙었다. 5년이 지나면 수십bp의 이자가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이자 지급을 다음 이자 지급일로 연기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었다. 다만, 지연된 이자는 누적해서 지급해야 한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영구채가 회계상 부채라는 금융 당국의 의견이 나왔지만, 투자자 모집에 별다른 악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은 영구채를 고금리 채권으로 본다"면서 "영구채가 부채로 판별나면 오히려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크게 해가 될 게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사모로 발행하면서 전매 제한이 걸리는 등 발행 조건이 좋지 않아 미래에셋대우가 1000억원어치의 영구채를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영구채를 특수목적법인(SPC)에 양도한 후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유동화증권으로 유동화했다. 유동화증권은 1~3개월에 한 번씩 차환 발행된다.

이마트는 국제 신용등급 하향을 방어하기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Moody's는 이마트의 신용등급(Baa2)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 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영구채의 자본인정 여부에 대해 보수적인 스탠스로 바뀌는 분위기"라며 "이마트가 영구채 발행으로 등급 하향을 막아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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