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 관세엔 관세'…美-EU 무역갈등 격화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에어버스 항공기 보조금 관련 관세 부과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EU-미국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 간의 보조금 논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EU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 관세를 물리기로 하고 대상 물품의 명단을 작성했다. 약 102억 유로(115억 달러, 약13조1000억원) 상당의 리스트로 세부 목록은 오는 17일 공개된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은 지난 8일 에어버스 보조금과 관련해 EU국가들에게 112억달러(약 12조8000억원)가량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어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영국 등 에어버스 보조금에 개입한 4개국에서 수입하는 물품과 EU 28개 회원국에서 수입하는 물품 등이 포함돼 있다. 항공기, 헬리콥터, 항공기 부품과 같은 공산품뿐만 아니라 와인, 치즈와 같은 농축산물, 연어, 문어, 게와 같은 해산물까지 망라돼 있다.

미국과 EU는 상대방 측이 보잉과 에어버스에 각각 불법적인 보조금을 지급해왔다며 15년 가까이 WTO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일러야 오는 여름 쯤 결론이 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EU는 청바지, 땅콩, 오렌지, 오토바이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해 28억 유로(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섰다.

앞으로도 자동차 관세 부과가 새로운 분쟁 거리가 될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 자동차가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제한ㆍ보복 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오는 5월 내에 결정할 수 있다. 이에 EU는 자동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200억 유로(약 26조원)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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